[4·15총선 관전평⑬] 호남서 與野 ‘이낙연 대권론’ 합창…지역주의 회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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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관전평⑬] 호남서 與野 ‘이낙연 대권론’ 합창…지역주의 회귀 우려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4.07 0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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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독주체제 속 민생당 ‘이낙연 대권론’ 마케팅 활발
“지역 맹주 내세우냐”…지역주의 선거 우려 높아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호남 지역 후보들은 선거 전략으로 ‘이낙연 대권론’을 내세우며 “제2의 DJ를 만들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호남 총선이 ‘정치 심판’이 아닌 ‘호남대권론’에 집중되는 현실을 비판하며, 이번 총선이 ‘지역 맹주’를 키우는 지역주의 선거로 변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호남 지역 후보들은 선거 전략으로 ‘이낙연 대권론’을 내세우며 “제2의 DJ를 만들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호남 총선이 ‘정치 심판’이 아닌 ‘호남대권론’에 집중되는 현실을 비판하며, 이번 총선이 ‘지역 맹주’를 키우는 지역주의 선거로 변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오는 4·15총선에서 호남 지역구를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독주 체제가 예상되면서, 민생당을 포함한 야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민생당 후보들은 선거 전략으로 ‘이낙연 대권론’을 내세우며 “제2의 DJ를 만들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어, 민주당과의 갈등도 불거지는 모양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호남 총선이 ‘정치 심판’이 아닌 ‘호남대권론’에 집중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이번 총선이 ‘지역 맹주’를 키우는 지역주의 선거로 변모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독주체제 속 민생당 ‘이낙연 대권론’ 마케팅 활발


4년 전 ‘국민의당 바람’을 타고 호남지역 28석 중 25석을 차지했던 민생당 중진의원들은 현재 민주당의 독주에 전면으로 맞서는 것을 피하고 ‘친문(親文)’ 이미지를 강조하는 우회 전략을 택했다.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호남 지역의 정부여당 지지율에 기대 ‘민주당의 우방’이라는 점을 내세워 표를 얻겠다는 속내다. 

이와 관련해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이자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김홍걸 민족화해국민협의회 상임의장도 지난 2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민생당 후보들이) ‘나를 찍으나 저쪽 민주당을 찍으나 별 차이 없다’, ‘나중에 합당할 수도 있으니 인물만 보고 찍어 달라’는 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민생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특히 전남 출신인 이낙연 전 총리의 대권을 외치면서 ‘이낙연 대망론’을 띄우고 있는 모양새다. 광주 광산갑 지역에 출마하는 김동철 후보는 이날 선거사무실 건물에 ‘문재인 성공·이낙연 집권’이라고 적힌 슬로건을 설치했다. 

같은 당의 박주선(광주 동구남구을), 장병완(광주 동구남구갑), 황주홍(고흥·보성·장흥·강진), 박지원(전남 목포) 후보도 이 전 총리를 칭찬하며 ‘호남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였으며, 무소속 김경진 의원도 SNS 대표 사진으로 이 전 총리와 두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이는 호남의 높은 정부여당 지지율이 상당수 이 전 총리에 의해 견인됐다는 분석에서다. 국민의당 출신의 한 호남 정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호남 지역의 정부여당 지지율은 이낙연 총리로부터 오는 것도 크다”면서 “이 전 총리를 향한 호남의 ‘내 사람’ 정서는 수도권이 예상하는 것을 뛰어넘는다”고 주장했다. 

광주 광산을에서 재선을 했던 권은희 전 의원도 지난달 본지와 만나 “오히려 호남은 민주당 자체에 대해선 상당히 비판적”이라면서 “여론조사에서 나오는 호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한 기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민생당의 이 같은 행보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시 지역주의 선거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인물이나 정책 등 정치적 콘텐츠로 승부하지 않고 ‘지역 맹주’를 내세워 대권을 잡겠다는 것이 한국 정치의 병폐인 ‘지역주의 선거’를 강화시키기 때문이다.ⓒ뉴시스
민생당의 이 같은 행보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시 지역주의 선거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인물이나 정책 등 정치적 콘텐츠로 승부하지 않고 ‘지역 맹주’를 내세워 대권을 잡겠다는 것이 한국 정치의 병폐인 ‘지역주의 선거’를 강화시키기 때문이다.ⓒ뉴시스

“지역 맹주 내세우냐”…지역주의 선거 우려 높아져 

민주당 측은 민생당의 ‘이낙연 마케팅’에 대해 ‘도가 지나친 숟가락 얹기’라며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광주 후보 지원유세에서 “정치는 친분 관계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총선 시점에 노골적으로 호남대통령을 얘기하는 건 이쪽(전라도) 말로 거시기하다(곤란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지난 3일 통화에서 “야당이 표 얻겠다고 ‘이낙연 대권론’ 운운하는 것을 비판하니 ‘그럼 호남 대통령은 안 된다는 것이냐’고 억지를 부리더라”면서 “호남 선거가 수준 낮은 진흙탕 싸움이 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실제 민생당은 지난달 30일 논평을 통해 “호남의 미래를 위해 호남 대통령을 만들자는 것은 모든 호남인의 염원”이라며 “민주당의 태도는 호남 대통령은 안 된다는 의사표시나 다름없다. 민주당 후보들이 민주당 주류의 눈치를 보며 호남발전과 호남 대통령 만들기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생당의 이 같은 행보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역주의 선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인물이나 정책 등 정치적 콘텐츠로 승부하지 않고 ‘지역 맹주’를 내세워 대권을 잡겠다는 것이 한국 정치의 병폐인 ‘지역주의 선거’를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도 지난 2일 기자와 만나 “이번 선거는 4년 전 총선보다 지역주의 투표가 심화됐다”면서 “‘TK는 보수, 호남은 진보’ 묻지마 투표 수준이 아니다. 우리 지역에서 대권주자가 나와야 한다는 극단적 수준까지 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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