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마블③중구영도구] 현장 속 김비오 vs 준비된 황보승희, 영도다리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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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마블③중구영도구] 현장 속 김비오 vs 준비된 황보승희, 영도다리 결투
  • 부산=김병묵·조서영 기자
  • 승인 2020.04.08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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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오 “별명 MR.현장…현장에 가면 내가 있다”
황보승희 “15년간의 지역의정…국회 갈 준비돼”
시민들 “김형오‧김무성 망친 동네…영도는 반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부산=김병묵·조서영 기자]

일명 '부산마블' 여정의 세 번째는 중구‧영도구다.ⓒ시사오늘 그래픽=정우교 기자
일명 '부산마블' 여정의 세 번째는 중구‧영도구다.ⓒ시사오늘 그래픽=정우교 기자

부산은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라 할만하다. 늘 정치권을 향해 가장 먼저 심판의 포문을 열어왔다. 군정이 지속되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앞세워 문민정부를 열었고, 보수 우세 중에서도 박근혜 정부가 탄핵당한 뒤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싹쓸이 승리를 안기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4·15 선거에서도 부산엔 전국의 눈길이 쏠린다. 

<시사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격전지를 찾아 취재진을 파견했다. 일명 '부산마블' 여정의 세 번째는 중구‧영도구다. <편집자 주>

중구영도구 더불어민주당 김비오(좌)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보승희(우) 후보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김용주 기자
중구영도구 더불어민주당 김비오(좌)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보승희(우) 후보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좌), 김용주 기자(우)

발이 닿는 모든 곳에서 바다가 보였다. 펼쳐진 도로 위에는 채 떨어지지 못한 벚꽃이 양 옆으로 아름다운 터널을 이뤘다. 절정이 지난 벚꽃처럼 이곳은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동네였다. 

국내 최초로 조선소가 생긴 곳이자 당시 조선중공업(현 한진중공업) 본사가 있는 영도구는 과거 24만 명이 살던 섬이다. 하지만 2020년 3월 기준 영도구의 인구는 11만5886명으로, 눈부신 과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2016년 영도구와 합쳐진 중구는 4만1764명으로, 부산광역시 내에서 가장 인구가 적다. 

과거의 영광을 함께한 사람들이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등지고 떠난 동네, 이곳이 중구‧영도구다.

 

김비오, 12년‧4번‧2만개


6일 월요일 낮, 영도구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몰려 있다는 동삼3동을 찾았다. 동네를 올라가는 곳곳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후보 측 유세원이 속속들이 배치돼 있었다.

영도구에서 30년을 살았다는 한 주민(60대‧남)은 “전신에(전부) 김비오 유세원들이고, 황보승희는 거의 없다”며 혀를 찼다. 그는 “김비오는 구석구석 선거원을 많이 배치했는데, 황보승희는 유세하는 것 보면 저래서 되겠나 싶다”고 지적했다.

동삼로를 지나 동삼동의 아파트 단지를 돌며 차량 유세하던 김 후보는 “지난 30년 동안 영도구가 무엇이 바뀌었느냐”며 열변을 토했다. 아파트가 많은 단지임에도 동네에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간간히 보이는 주민들은 김 후보뿐만 아니라 캠프 관계자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또 다른 영도구 주민(50대‧여)은 “김형오가 여기서는 욕 많이 들어 먹는다”며 실정(失政)을 토로했다. 그는 “김형오가 여기 5선 하면서 젊은 사람들은 직장 찾아 떠나고, 영도는 노인네들 판이 됐다”며 “부산은 한 쪽으로 밀지, 여당 편이다 야당 편이다 이런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마 영도는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 예측했다.

아래는 오후 3시 동삼3동 인근 유세 현장에서 진행한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유세 차량에서 내리며 “청정구역, 영도에 오신 걸 환영한다”고 웃어 보이던 그는, 인터뷰 내내 중구와 영도구의 숙원 사업과 대책을 차분히 설명했다.

김 후보는 "별명이 미스터 현장이다. 현장에 가면 김비오가 있다는 뜻"이라고 소개했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김 후보는 "별명이 미스터 현장이다. 현장에 가면 김비오가 있다는 뜻"이라고 소개했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 중구영도구 선거가 갖는 의미는.

“이곳은 보수가 득세한 지역으로, 단 한 번도 민주당 국회의원이 탄생하지 않았던 보수의 아성(牙城)이다. 내가 당선된다면 첫 번째 민주당 국회의원이란 의미가 있다. 그리고 여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고향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이 탄생한다는 의미도 있다.”

- 중구영도구, 왜 김비오여야 하나.

“별명이 미스터 현장이다. 현장에 가면 김비오가 있다는 뜻이다. 12년 동안 이곳에 낙선을 거듭하면서도 주민들의 처지를 외면할 수 없어 어려운 현장에 늘 함께 했다. 한진중공업 사태, 롯데의 시장 상인들에 대한 횡포, 고가도로 반대투쟁 등 각종 대소사에 가장 먼저 앞장섰다.

영도는 지난 30년 동안 미래통합당에게 모든 것을 위임했다. 그 결과 24만이던 영도 인구가 11만 5천으로 반 토막이 되고,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고 중장년이 떠나는 곳이 됐다. 상대 후보는 17년간 구‧시의원을 하면서 영도의 쇠락에 책임 있는 인물이다. 그들이 반성과 성찰 없이 또 다시 권력을 달라는 것은 코미디 아니겠나.”

- 김비오의 정치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정치의 본령은 가난한 자, 억압받는 자, 소외받는 자, 정의가 필요한 자에게 도움을 주라는 것이다. 영도중구는 그동안 원도심으로 한국의 산업화, 민주화 과정에 조건 없는 희생을 한 분들이 많이 살고 계신다. 추락하는 영도중구 안에서 상실감을 많이 느끼는 주민들께 위안이자 자랑이 될 정치인이 되고 싶다.”

‘12년’ 동안 후보 양보를 포함해 ‘4번’의 낙선을 경험하고,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2만개’의 일자리 도입으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영도구, 중구를 꿈꾸는 그. 그는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후보다.

 

황보승희, 15년‧5선‧2017년


오전 9시 무렵, 영도구와 가장 가까운 남포역을 찾았다. 중구 한 주민(70대‧남)은 “김비오가 여러번 출마했지만 다 떨어져서 동정표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황보승희도 지난번에 구청장 나왔다 떨어져서 동정표는 비슷비슷할 것”이라며 “표 차이 얼마 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영도구 주민(50대‧여)은 “2016년에도 김비오 된다고 했는데, 결국 선거에서는 김무성한테 다 가버렸다”며 “그런데 김무성이 4년 동안 영도구민 바보로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이번엔 김비오 줄까 싶다가도 경제 문제 보면 황보승희를 찍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아래는 오전 10시 영도구 선거 사무실에서 진행한 황보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황보 후보는 "40대, 여성, 원외, 신인, 지방의원 5가지 타이틀을 다 갖춘 사람은 나뿐"이라 소개했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황보 후보는 "40대, 여성, 원외, 신인, 지방의원 5가지 타이틀을 다 갖춘 사람은 나뿐"이라 소개했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 중구영도구 선거가 갖는 의미는.

“18석의 부산 지역구 가운데 6석이 경선을 통해 전직 시의원들이 통합당 공천을 받았다. 6명 중 40대, 여성, 원외, 신인, 지방의원 5가지 타이틀을 다 갖춘 사람은 중구영도구에 출마한 나뿐이다. 43살에 구의원 3선, 시의원 재선, 공천 받고 낙선한 구청장 이력까지 경험한 정치인은 없다.”

- 중구영도구, 왜 황보승희여야 하나.

“영도에서 나고 자라서 아이들까지 5대가 살고 있다. 영도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다. 영도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무엇보다 15년 간 구의원, 시의원을 하면서 지역 현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 자부한다. 이곳에서 기른 문제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시행착오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 황보승희 정치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정치는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상식적,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안전한 대한민국 속에서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합리적으로 타협하며 공존과 상생을 꿈꾸는 정치‧정책 전문가가 되려 한다.”

‘15년’ 동안 세 번의 구의원, 두 번의 시의원으로 ‘5선’의 경험을 갖추고, ‘2017년’부터 영도구의 숙원사업인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램을 준비한 그. 그는 미래통합당 황보승희 후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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