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종편채널의 책임과 의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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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종편채널의 책임과 의무는?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12.0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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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광고 시장판도 바꿀 만한 대사건임 틀림없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지난 2일 방송을 포함한 언론계에는 적어도 ‘외형적’으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오랜 논란 끝에 정부가 어렵게 허가한 종합편성채널이 첫 전파를 타게 된 것.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다채널 시대라는 점에서는 긍정적 측면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종편 출범이 갖는 의미에는 이와 같은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우선, 인터넷 보급과 유선 방송 보급율은 다채널 시대를 이끈 주요한 원동력이다. 이로 인해, 시청자의 볼거리는 확대됐고, 정보의 유통도 원활해 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채널의 다변화는 곧 시장의 포화를 앞당기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번 종편 채널의 개국이 던지는 우려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바로 이것이다. 종전 방송 3사를 비롯해, 하루가 다루게 우후죽순 만들어지는 케이블 채널, 여기에 종전 오프라인을 보완해 인터넷에 멀티미디어를 추가해 미디어 시장에 뛰어든 언론과 매체는 세기도 힘들 만큼 많아 졌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일반, 민간이 개통한 영리 목적의 채널들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보도는 물론이고, 드라마, 교양 프로그램 등의 제작이 가능한 이른바 ‘공룡 채널’이 하나도 아니고 4개가 한꺼번에 문을 열었다는 것은 향후, 광고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대사건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와 걱정이 결코 기우가 아니라는 근거가 잇달아 드러나면서 종전의 소위 ‘미디어 전쟁’은 사실상 광고 수주 전쟁으로 불러야 할 정도로 치열한 상황을 맞게 됐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 경쟁이 향후 미디어간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부가 종편을 허가할 당시부터, 이미 깊은 우려를 드러내 왔던 것도 사실이다. 비좁은 광고 시장에 먹이를 노리는 공룡들이 일시에 4개가 만들어 질 경우, 광고 생태계는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일각의 전언에 따르면, 이들 종편체널이 개국에 앞서 기업들에게 각각 1천억에서 많게는 1천5백억원에 이르는 광고 수주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졌다.
 
기업들이야 광고 효과를 봐 기존 매체에 떨어지는 신흥 채널에 광고비를 지출한다는 게 꺼림칙할 수 있지만, 이들 채널의 배후에 버티고 있는 조중동, 매경 등 기성 오프라인 매체를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있을 만하다.
 
더욱 경우에 따라 이러한 신흥 채널의 횡포(?)를 견제하고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던 미디어랩 조차, 법안 심의 과정에서 ‘낮잠’만 자고 있어, 당분간 기존 매체와의 잡음도 만만치않아 보인다. MBC 등 기성 방송들은 이번 종편에 대해 정부의 지원과 특혜가 지나치다는 비판을 내놓으며, 불만을 터뜨려왔다.
 
이들 종편이 낮은 번호의 채널을 배정받았는가 하면 직접 광고영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했고, 초기 안착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방송 발전기금 납부도 유예 받았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편성도 기존 지상파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송간 경쟁은 자칫 브라운관을 넘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기존 방송사 관계자의 말은 이번 새로 개국한 종편이 자못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그것은 “특혜는 크지만 책임은 적다. 이러한 이익이 당초 정부가 종편을 허가한 이유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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