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마오쩌둥의 정풍운동과 4·15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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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마오쩌둥의 정풍운동과 4·15 총선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0.04.12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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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비판세력 사라지면 그 또한 새로운 비극의 시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마오의 정풍운동이 중국 공산당원과 인민의 단결과 충성을 이끌었지만 중국의 역사는 암흑으로 들어서게 됐다. 4·15 총선이 당장의 승리는 되고 당내 비판세력이 사라진다면 마오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사진제공=뉴시스
마오의 정풍운동이 중국 공산당원과 인민의 단결과 충성을 이끌었지만 중국의 역사는 암흑으로 들어서게 됐다. 4·15 총선이 당장의 승리는 되고 당내 비판세력이 사라진다면 마오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사진제공=뉴시스

마오쩌둥은 1940년대에 들어서자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에 봉착했다. 일본군은 팔로군을 직접 겨냥해 무자비한 보복을 일삼았고, 제2차 국공합작 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을 서서히 조여 오는 장제스의 국민당 군대도 위협적이었다.

또한 마오의 최대 지지기반인 농심(農心)이 흔들리고 있었다. 당시 중국 농민의 최대의 적인 메뚜기 떼 습격으로 농토는 초토화됐고 농민과 군대마저 기아에 시달렸다. 또한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처럼 전염병까지 퍼지자 민심은 극도로 악화됐다.

마오쩌둥은 생존의 위협을 돌파하기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른바 ‘정풍운동’을 시도했다. 마오는 공산당 내부의 사상 무장이 만사를 해결해 줄 만병통치약으로 판단했다. 즉 내우외환에서 내우(內憂)부터 치료하기로 결정했다. 마오의 정풍운동은 삼풍(三風)이라고도 불리었다. 학풍(공산주의 이념)-당풍(당 조직)-문풍(행정 관료)을 대상으로 사상 대청소에 적극 나섰다는 의미다.

당시 중국 공산당은 너무나 많은 정파가 존재했다. 일치된 이념이 없다 보니 정체성을 찾아볼 수 없는 이합집산이 바로 중국 공산당이었다. 마오는 정풍운동을 통해 자신에게만 충성하는 일당독재를 최종 목표로 삼아 대대적인 숙청을 위해 마오 사상 주입과 세뇌 공작을 기획했다.

우선 중국 공산당을 지배하고 있는 소련식 마르크스-레닌주의자들을 숙청했다. 중국은 마오식 공산주의가 적격이라며 소련식 공산주의 이론을 신봉하는 지식인들을 제거했다.

이어 마오 자신에게 맞서는 세력을 종파주의로 몰아세워 당 내부에 반목하는 모든 세력을 일시에 파벌주의로 규정해 타파했다. 명분은 간단했다. 종파주의는 당과 인민에게 해를 주는 반동 행위이라며 자신의 반대 세력을 철저히 파괴했다.

마지막으로 당팔고주의였다. 명·청 시대 과거 시험의 전통적 답안지로 반드시 여덟 가지 순서와 형식에 맞춰야 한다는 형식적이고 상투적인 문장을 말한다. 마오는 당 조직에 만연한 형식주의와 관료주의를 혁파한다는 구실로 당내 반대파를 숙청했다. 

마오의 정풍운동은 중국 공산당 분위기 일신에 크게 기여했고, 마오에 반대하는 지식인들이 대거 숙청되면서 일당독재체제를 구축했고, 후일 문화혁명에서도 정풍운동의 위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중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은 이미 정풍운동에서 움트고 있었다.

여권은 지난 집권 3년간 경제 실정과 조국 스캔들과 같은 과오를 사과하는 대신 문재인 정부 탄핵 저지 또는 조국 살리기라는 명분을 내세워 금태섭 의원 같은 세력을 잠재우고 총선에 나섰다. 당 내에서 어느 누구도 문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여권 내에서 쓴소리는 마오식 정풍운동의 대상과 비교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4·15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압승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총선에 승리한다면 무능한 보수 야권도 한 몫 한 거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집토끼 장악 전략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마오의 정풍운동이 중국 공산당원과 인민의 단결과 충성을 이끌었지만 중국의 역사는 암흑으로 들어서게 됐다. 문재인 정부에게 4·15 총선이 당장의 승리는 될 수는 있지만 당내 비판세력이 사라진다면 그 또한 비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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