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 열기는 ‘후끈’ VS 테마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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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2] 열기는 ‘후끈’ VS 테마주는 ‘글쎄’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4.13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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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황교안·홍준표·안철수 등 테마주 주가 상승…실제 거래량은 ‘시들’
총선 이후 주가 제자리 전망…“해당 종목에 대한 객관적 투자요인 찾아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4·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무처에서 21대 국회의원 뱃지를 공개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4·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무처에서 21대 국회의원 뱃지를 공개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총선 테마주'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지는 모양새다. 

주요 뉴스나 여론조사 등 외부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는 주가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투자량의 증감을 나타내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하거나 답보상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거론되고 있는 소위 '테마주' 42곳은 지난달 26일과 비교해 평균 25.62% 상승했다. 가장 높은 증가량을 보인 곳은 대구 수성구 을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의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는 '두올산업'이다. 지난 10일 이곳은 후보 등록일과 비교해 70.63% 증가한 4095원의 종가를 이뤘다.

이어 이낙연 후보의 테마주 '이월드(△46.29%)', 홍준표 후보 테마주 'SCI평가정보(△45.87%)',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 테마주 '대신정보통신(△42.5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테마주 '링네트(△41.84%)' 등이 뒤를 따랐다. 

주요 지역구 중 하나인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의 '테마주'는 후보 등록일과 비교해 각각 16~31%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광진구 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의 테마주도 각각 30~37%대 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주가의 오름세는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진정세에 접어드는 시점과 맞물려 해당 종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외부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는 주가는 실제 종목에 대한 관심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황교안 후보 주요 테마주 거래량·거래대금 추이 ©한국거래소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황교안 후보 주요 테마주 거래량·거래대금 추이 ©한국거래소

실제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소위 '총선 테마주'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지난달 26일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거나 주춤한 종목들이 대부분이었다. 

우선, '이낙연 테마주'로 꼽히고 있는 남선알미늄은 지난달 26일 4218만 5129 주가 거래됐다가, 지난 10일 57.7%가 줄어든 1783만 9111주가 거래됐다. 또한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2조 443억 원에서, 8722억 원으로 57.3% 줄었다. 티케이케미칼의 거래량도 433만 주에서 416만 주로 4.1% 줄었다. 거래대금의 경우, 다소 늘어났지만 지난 3일 664억 원과 비교해 94억 원까지 떨어졌다. 

황교안 후보 관련주인 한창제지와 인터엠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10일 세우글로벌은 후보 등록일보다 36.3% 줄어든 1117만 8139주가 거래됐다. 거래대금도 410억 원에서 지난 10일 310억 원으로 24.5% 감소했다.

또다른 ‘황교안 관련주’인 두올산업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다소 늘어나기는 했지만, 각각 최대 수치와 비교했을 때는 각각 56.8%, 54.9% 급감했다. 이외에도 조사대상이었던 홍준표, 오세훈, 나경원, 김두관 후보 등과 관련된 다른 테마주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이는 4년 전 20대 총선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띄었다. 당시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안철수 의원의 대표적인 '테마주'로 꼽혔던 안랩의 거래량은 총선 이틀 전인 4월 11일 276만 5680주로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지만, 총선 이후 제자리를 찾았다. 또한 유승민 의원의 '테마주'로 분류됐던 대신정보통신도 총선 이후 거래량, 거래대금에 대한 변동성이 높아진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당시 테마주로 꼽혔던 종목들은 대부분 총선기간 거래량이나 대금이 최대한 상승했다가 하락하는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총선 등 정치 테마주의 향방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두가지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우선 테마주를 결정짓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후보의 가족이나 지인, 동문이라는 이유로 해당 후보의 테마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객관적인 투자 요인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총선을 앞두고 해당 후보에 대한 뉴스나 여론조사가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이를 접하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이 끝나면 기대감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이에 따른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하는 '불공정 거래행위'도 종종 벌어지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총선 테마주' 등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한 후, 적발 시 엄정 대처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비롯한 여러 '테마주'들은 기대감이 리스크와 연관되기 때문에, 총선이 끝난 이후에는 대부분 기대감과 함게 주가도 떨어지기 마련이다"면서 "해당 기업의 상승 모멘텀, 정치인이 내세운 정책의 실현 가능성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한꺼번에 따져봐야겠지만, 보통 증권업계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투자방법은 권하고 있지 않고, 해당 종목에 대한 객관적인 투자 포인트를 찾아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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