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세라티 르반떼, 발닿는 곳곳이 ‘그림’…힘과 아름다움의 완벽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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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세라티 르반떼, 발닿는 곳곳이 ‘그림’…힘과 아름다움의 완벽 조화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4.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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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맹렬함과 자연 속 우아함 돋보이는 외관…차고 넘치는 430마력·배기음의 향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9일 시승한 르반떼 S 그란루소 트림 차량.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9일 시승한 르반떼 S 그란루소 트림 차량.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귀가 울리고 심장이 뜨거워진다. 여기에 도심 내 빌딩숲뿐 아니라 어떠한 자연 풍경과도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자태는 존재 가치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마세라티의 첫 SUV 모델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르반떼를 마주하면 연신 감탄을 내뱉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럭셔리카답게 진입 장벽은 높을 수 밖에 없지만, 이에 따르는 만족감은 비교 불가다. 민첩한 반응성에 우렁찬 배기음, 남다른 하차감은 직접 타보는 이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이 아닌가 싶다. 기자도 1년 만에 르반떼를 몰아 볼 기회를 얻었다. 지난 9일 르반떼 S 그란루소 트림 차량을 타고 서울 한남동을 출발해 광주·전남 일대를 둘러보는 장거리 코스를 내달려봤다.

우선 외관은 마세라티 특유의 날렵한 헤드램프와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 그 안에 나있는 8개의 세로형 크롬바와 트라이던트(삼지창) 엠블럼을 통해 마세라티만의 독보적인 가치를 그대로 전달한다. 우아함이 강조된 그란루소 트림에는 범퍼부 크롬 인서트와 메탈 마감 스키드 플레이트가 덧대여져 보다 무게감있는 인상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쿠페형 스타일로 유려한 라인들이 강조돼 있지만, 21인치 안테오 알로이 휠과 브레이크 캘리퍼 등의 부가적 요소들을 통해 고성능 차량의 성격을 내보이는 데도 주저함이 없다. 언뜻 본 생김새만으로도 마세라티가 왜 '도로 위의 예술품'으로 불리는 지를 알 수 있을 듯 싶다.

차량에 오르면 실내 역시 우아함과 역동성이 그대로 녹아있다. 스티치 마감이 이뤄진 레드 컬러의 가죽들은 시트를 비롯해 대시보드, 센터콘솔, 도어 트림 등 몸과 손이 닿는 곳곳을 감싸고 있어 남다른 고급감과 안락함을 전달하는 한편, 강력한 색감으로 드라이빙 감성을 자극한다. 또한 최고급 에르메네질도 제냐 원단과 알칸타라 소재도 각각 시트 주요 부위와 루프라이닝에 폭넓게 활용돼 동급 최고 수준의 럭셔리함을 강조한다.

실내 센터페시아와 콘솔부는 고급 소재 마감과 더불어 필요한 기능 버튼들을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해 편리함을 더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활용성은 아쉬움을 남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실내 센터페시아와 콘솔부는 고급 소재 마감과 더불어 필요한 기능 버튼들을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해 편리함을 더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활용성은 아쉬움을 남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물론 마세라티의 진가는 시동을 거는 순간 발휘된다. 단단한 음색의 배기음이 울려퍼지면 그 누구라도 눈길을 주지 않고는 지나칠 수가 없다. 3.0 6기통의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은 스포츠 모드 활성화와 동시에 깊이있는 고음을 만들어내며, 차체를 조금의 지체없이 맹렬히 밀어붙일 수 있도록 허락한다. 최고 출력 430마력, 최대 토크 59.2kg.m의 강력한 동력 성능은 저속에서부터 고속까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유가 넘친다. 강력한 엔진과 맞물린 ZF 8단 자동 변속기의 우수한 직결감은 차량의 응답성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액셀에 조금만 힘을 주어도 쏜살같이 튀어나가고, 반대로 브렘보 6 피스톤 알루미늄 모노 블록 캘리퍼를 채용한 덕분에 제동에 있어서도 운전자의 의도를 그대로 간파한다. 주행 중에는 급선회 구간을 만나도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평소에는 후륜 위주의 주행이 이뤄지지만 상황에 따라 필요한 토크를 전륜으로 즉각 전달해줘 안정적인 노면 그립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선회 구간에서는 안쪽 바퀴에 제동력을 가해 토크를 분배해주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도 개입해 단단한 주행감을 더한다.

르반떼는 효율성을 강조한 'I.C.E' 모드를 켜고 달리더라도 큰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2000rpm 영역만으로도 두터운 토크감이 차체를 매끄럽게 밀어준다는 인상을 전달하며, 기대 이상의 고속감을 선사했다. 노멀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설정한 후 속력을 높이다보면 차체가 자동으로 낮아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별도의 조작이 없이도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공기 저항을 낮추고, 승차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첨단 안전사양도 한층 보강돼 똑똑해진 모습을 확인시켜줬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면 차선 중앙을 잡아주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차간 거리를 능동적으로 조절하며 차선 이탈을 막기 위한 조향 개입이 이뤄져 나름의 안정감을 선사했다.

달리는 재미에 빠지다 보면 연비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속 위주의 시승이기는 했지만, 급가감속이 이뤄지다보면 연비도 불리해지기 마련이어서다. 하지만 이날 다양한 드라이빙 모드를 두루 사용하며 광주 일대까지 334.4km를 내달려 본 결과 연비는 9.2km/ℓ가 나왔다. 르반떼 S 고속 연비가 7.8km/ℓ임을 감안할 때, 이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운전의 즐거움와 더불어 예상 외의 효율성까지 보여줬다는 점은 고성능 차에 대한 색안경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계기로도 다가왔다.

기자는 이번 시승에서 느낀 르반떼의 장점들 중에서도 가장 큰 매력으로 '아름다움'을 꼽고 싶다. 다소 추상적일 수 있지만, 단순 외모를 평가하는 잣대가 아닌 어떠한 환경과도 융화력을 발휘하는 아름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도로 위에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면,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과 금성산성, 광주 무등산에 자리잡고 있는 원효사 등을 들렀을 때 자연과도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우아함을 보여준 것이다. 가는 곳곳마다 한 폭의 그림이 돼 준 르반떼의 가치와 감성은 고객들에게도 단순한 럭셔리카 그 이상의 의미를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아함이 강조된 그란루소 트림 모델은 범퍼부 크롬 인서트와 메탈 마감 스키드 플레이트가 덧대여져 보다 한층 무게감있는 인상을 전달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우아함이 강조된 그란루소 트림 모델은 범퍼부 크롬 인서트와 메탈 마감 스키드 플레이트가 덧대여져 보다 한층 무게감있는 인상을 전달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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