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여론조사, 승패 적중률 높았다…부풀려진 여당 득표율은 ‘한계’
[주간필담] 여론조사, 승패 적중률 높았다…부풀려진 여당 득표율은 ‘한계’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0.04.19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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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 4년 전에 비해 높아진 ‘적중률’
暗, 여전히 높은 ‘여당 득표율 예측’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우리는 이번 총선에도 어김없이 여론조사를 찾았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우리는 이번 총선에도 어김없이 여론조사를 찾았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우리는 이번 총선에도 어김없이 여론조사를 찾았다. 2016년 제20대 총선 때 ‘여론조사의 무덤’을 지켜보고도, 정당 지지도 추이에 따라 여야(與野) 모두에게 ‘이상한 여론조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2020년 제21대 총선은 또 다시 여론조사를 소환했다. 이번 총선에 활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기준 총 1120건이다.

다행히도 4년 전과 달리 21대 총선은 적중률이 높아졌다. 이는 휴대 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 덕분이다. 2016년 집 전화(유선) 위주였던 기존 방식에서, 이번 총선은 휴대 전화(무선)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안심번호는 성별‧연령‧지역 등을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고, 휴대 전화 보급률이 높아진 추세에도 적합해, 정확도를 높일 대안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무선 조사는 상대적으로 진보 유권자의 응답률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지난 1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서 집 전화 위주의 유선 전화 비율이 높을수록 보수 성향의 유권자 응답 비중이 커져 한계가 따랐다”며 “가상 휴대 전화 여론조사는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 응답률을 높여 유‧무선 비율에 따라 정확도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안심번호 도입을 주장한 배경이었던 ‘적중률 상승’과 도입을 우려한 이유였던 ‘높은 진보 유권자 응답률’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明, 4년 전에 비해 높아진 ‘적중률’


2016년 4월, 총선을 일주일 남기고 한국갤럽은 여당인 새누리당은 39%, 더불어민주당은 21%의 정당 지지도를 발표했다. 조사기관별로 예측치는 다양했지만, 최대 175석까지 내다보며 새누리당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여론조사는 승패마저 틀렸다. 여당에 유리하게 봤던 의석수 예측 역시 빗나갔다.

4년 뒤 2020년 4월, 총선을 하루 남기고 리얼미터‧JTBC는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합산 의석을 143~175석,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101~134석으로 예측했다. 이에 열린민주당 의석까지 포함해 여당의 최대 의석을 183석까지 내다봤다. 10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여권 180석 예측과 15일 여론조사의 183석 분석은, 당시 통합당으로부터 ‘180석 오만’이라고 비판받았다. 하지만 4월 16일, 민주당과 시민당 합산 의석 180석, 열린당 3석을 포함해 183석으로, 이들의 예측은 정확하게 적중했다.

 

 暗, 여전히 높은 ‘여당 득표율 예측’


2016년,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본인의 트위터에 “KBS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 45.8%, 제가 28.5%로 보도됐다. 17.3%포인트 격차”라며 “이 숫자를 꼭 기억해 달라. 이것이 왜곡인지 아닌지 제가 증명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후 정 의원은 52.6%로 오 후보(39.7%)를 제치고 서울 종로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이처럼 17.3%포인트로 야당 의원 ‘낙선’을 예측했던 여론조사와 12.9%포인트로 야당 의원 ‘당선’된 실제 결과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다.

제7대 지방선거(2018.06.13) 중 서울·경기·경남·부산 지역의 가장 마지막에 발표된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를 비교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제7대 지방선거(2018.06.13) 중 서울·경기·경남·부산 지역의 가장 마지막에 발표된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를 비교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2018년, 6월 제7회 지방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여론조사에 안심번호가 도입된 것은 이 때쯤이었다. 그러나 방송 3사가 실시한 공표 금지 전 마지막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를 비교하면, 여전히 괴리가 있었다. 전반적인 표의 흐름을 보면 파란색 막대(여당)는 왼쪽에 비해 오른쪽이 낮아지고, 빨간색 막대는 오른쪽이 높아진다. 이는 여론조사가 여당은 실제 결과에 비해 높게, 야당은 낮게 득표율을 예상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2019년, 재‧보궐선거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4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보궐선거는 504표 차로 승패가 갈렸다. 하지만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은 한국당 강기윤 후보 28.5%와 정의당 여영국 후보 41.3%로, 여당과 단일화 한 여영국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광진을(한국갤럽), 경기 안양동안을‧경남 양산을‧부산 진갑(리얼미터)의 공표금지 직전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결과를 비교했다.ⓒ시사오늘 그래픽=조서영 기자
서울 광진을(한국갤럽), 경기 안양동안을‧경남 양산을‧부산 진갑(리얼미터)의 공표금지 직전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결과를 비교했다.ⓒ시사오늘 그래픽=조서영 기자

그리고 2020년, 이번 총선은 어땠을까.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와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대체로 승패 적중률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여당 득표율을 실제 득표율보다 높게, 야당 득표율을 낮게 예측했다. 부산 진갑의 조사 결과가 대표적이다. 실제로는 3750표 차로 통합당 서병수 후보(48.5%)가 민주당 김영춘 후보(45.0%)를 꺾었다. 그러나 뉴시스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46.1%)가 서 후보(36.3%)보다 9.8%포인트 앞섰다.

정 평론가는 이러한 조사 결과의 원인에 대해 “우리나라는 기나긴 독재를 거쳤기 때문에 야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해코지 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결과를 샤이 보수(Shy Tory)의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2016년 총선과 안심번호가 도입된 이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 2019년 재‧보궐선거, 2020년 총선 사이에는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있다. 2016년에 여론조사가 새누리당 의석을 결과보다 최대 50석 이상 높게 예측한 건 탄핵 ‘전’이라 보수가 부끄럽기 전이었고, 이후에 치러진 선거는 탄핵 ‘후’라 답변을 꺼렸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 기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시사오늘>에게 “어차피 여당은 선거 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굳이 이번에만 여당에 유리하게 여론조사 결과를 낼 이유는 없다”고 못 박아 말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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