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표 건설투자 경기부양책, 코로나19에 흔들리나
문재인표 건설투자 경기부양책, 코로나19에 흔들리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4.20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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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투자 전망치 감소폭 확대…민간투자 부진·SOC 예산 삭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해 말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빼든 회심의 경기부양책인 건설투자가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고 있다. 경제성장률 방어 차원에서라도 건설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0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건설산업 영향과 대응방안'에 따르면 올해 건설투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해 지난해 대비 3%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해당 연구원이 직전 보고서에서 예측했던 -1.8% 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당초 3.9%였던 공공부문 건설투자 전망치는 6.0% 증가로 늘어난 반면, 민간부문 건설투자 전망치는 -4.2%에서 -7.0%로 급감했다. 정부가 경기침체 방어 차원에서 공공부문 건설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이나, 민간부문 건설투자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건설투자 증대는 현 정권이 2019년 경제성장률 2%대를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방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건설투자 역할이 크다. 필요한 건설투자는 확대할 것이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교육, 복지, 문화, 인프라 구축과 노후 SOC 개선 등 생활 SOC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공공발주에 집중하는 노력이 시작됐다. 2020년 정부 예산안에서 SOC 예산이 23조2000억 원으로 확대 편성됐으며, 104조 원 규모 중장기 인프라 투자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7.0% 증가해 연간 2.0% 경제성장률을 방어하는 데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건설산업은 고용, 투자, 기업활동 부가가치 등 여러 측면에서 GDP(국내총생산)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정부가 빼든 회심의 경기부양책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SOC 경제동력 회복 위한 추경 필요”
“철도 예산 줄이고 남북철도? 말도 안돼”

문제는 앞서 건설정책연구원의 분석처럼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제대로 실효성을 나타내기 전에 세계적인 전염병 사태가 발생하면서 정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16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올해 책정된 SOC 예산 중 5804억 원을 삭감하는 내용이 담긴 2차 추경안을 확정했다. 국방비(9047억 원)에 이어 삭감폭이 두 번째로 크다. 삭감액된 예산 대부분이 '철도사업 연차별 투자계획 변경'(5500억 원)이다.

건설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SOC 예산 삭감 최소화로 공공발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경제적 충격으로 퇴보한 것이다.

또한 올해 계획된 공공부문 건설투자가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평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도로공사, 철도시설공단의 공공발주 집행률은 당초 계획 대비 0.4~2.6%에 불과해, 국토부 산하 7개 공기관의 분기 목표치 달성이 힘든 상황으로 나타났다. 정부기관 발주 공사도 올해 들어 7건(지난 3월 기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실물경제 악화에 따른 경제 부담이 큰 상황에서 SOC 예산을 감액 편성하는 건 현재 경제에 대한 정부 판단이 정확한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인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서 SOC 등 경제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3차 추경에 대한 조속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한 중견건설사 임원은 "철도 관련 예산을 대폭 줄였는데, 처음에는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어려우니까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남북철도 연결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더라"며 "이렇게 하라고 총선에서 정부여당에 힘을 몰아준 게 아니다. 국난극복하겠다고 철도 예산 삭감했는데 그걸 남북철도에 쓰면 그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 전망치를 종전 280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로 21.4% 낮췄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부실 건설사가 최대 7000곳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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