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180석’ 발언이 불러온 파장…대권주자 이낙연, 입지 ‘불안’
스크롤 이동 상태바
유시민 ‘180석’ 발언이 불러온 파장…대권주자 이낙연, 입지 ‘불안’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4.20 1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柳 “180석”에 ‘영남 보수’ 결집…민주당 “부산서 크게 손해”
지역주의 심화…국민통합 위해 영남 출신 대권주자 찾을 가능성
떠오르는 영남 주자 누구?…親文 유시민 vs 非文 김두관·박원순·이재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유시민 이사장의 '180석' 발언이 주가를 올리던 호남 출신 이낙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유시민 이사장의 '180석' 발언이 주가를 올리던 호남 출신 이낙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전망’ 발언 후폭풍이 예상치 못한 곳까지 번져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 전략가들은 유 이사장의 발언으로 제21대 총선에서 여당이 PK(부산·경남) 지역 참패를 면치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나아가 이번 총선을 통해 ‘영남 대 비영남’ 지역주의 구도가 심화되면서, 주가를 올리던 호남 출신 이낙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대권주자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柳 “180석”에 ‘영남 보수’ 결집…민주당 “부산서 크게 손해”


민주당은 제21대 총선에서 PK 지역 40석 중 7석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TK는 25개 지역구 중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자체 예상 결과보다 저조한 수치다. 당의 전략가들은 ‘영남 패배’의 원인으로 유시민 이사장의 ‘180석 전망’ 발언을 꼽았다. ⓒ네이버 제공
민주당은 제21대 총선에서 PK 지역 40석 중 7석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TK는 25개 지역구 중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자체 예상 결과보다 저조한 수치다. 당의 전략가들은 ‘영남 패배’의 원인으로 유시민 이사장의 ‘180석 전망’ 발언을 꼽았다. ⓒ네이버 제공

민주당은 제21대 총선에서 지역구 253석 중 163석, 약 65%를 독점하는 압승을 거뒀으나 PK에선 40석 중 7석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TK는 25개 지역구 중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는 여당이 선거 직전 발표했던 자체 예상 결과보단 저조한 수치다. 민주당은 당초 PK에서 ‘경합 우세’ 지역 7곳, 총 의석은 약 10~12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당의 선거 전략가들은 ‘영남 패배’의 원인으로 유시민 이사장의 ‘180석 전망’ 발언을 꼽았다. 해당 발언을 동력으로 삼아 미래통합당이 ‘개헌저지선 확보’라는 읍소 전략을 택했고, 개헌에 위기의식을 느낀 영남의 보수 지지자들이 결집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1일 즉각 SNS를 통해 “야당의 눈물 흘리기, 삼보일배, 삭발(등의 선거 전략)에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이 빌미를 줘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16일 총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180석’ 발언 때문에 사실 조금 손해를 봤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막판에 보수가 결집했다”면서 “(손해를 본 지역은) 인천의 한 지역, 충남 공주·보령 등 꽤 있었지만 제일 피해를 본 곳은 부산이다. 마지막에 투표율이 쭉 올라갔다”고 꼬집었다.

 

지역구도 심화…호남후보 유불리 따져, 영남 출신 대권주자 찾을 가능성


‘이낙연 대세론’이 언급되는 현상과 달리, 이번 총선으로 심화된 지역구도가 최근 종로서 당선되며 대권 주자로 자리잡은 이낙연 위원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년 후에 예정된 대선 경선에서 민주당이 ‘국민통합’의 일환으로 영남 대권주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이낙연 대세론’이 언급되는 현상과 달리, 이번 총선으로 심화된 지역구도가 최근 종로서 당선되며 대권 주자로 자리잡은 이낙연 위원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년 후에 예정된 대선 경선에서 민주당이 ‘국민통합’의 일환으로 영남 대권주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이낙연 대세론’이 언급되는 현상과 달리, 일각에선 이번 총선으로 심화된 지역구도가 최근 종로서 당선되며 대권 주자로 자리잡은 이낙연 위원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년 후에 예정된 대선 경선에서 민주당이 ‘국민통합’이라는 명제와 함께 호남대권주자의 유불리를 따져, 영남 대권주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PK 의원들의 “적극적으로 영남을 포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다.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한 윤준호 의원(부산 해운대을)은 “PK와 TK에서 우리를 지지했던 분들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 모두 소중하다”면서 “우리 당이 나아갈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영남 지역에 대한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낙선한 김해영 의원(부산 연제구)도 “영남은 4년 전보다 의석이 줄었다”고 언급하며 “21대 국회는 ‘갈등 조장’보단 ‘갈등 치유’와 ‘국민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영남에서도 더 많은 국민 지지 얻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춘숙 원내대변인도 최고위 직후 기자와 만나 “몇몇 의원들이 ‘이럴 때 잘 해야 한다’, ‘영남 쪽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1987년 체제 이후,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대통령은 영남 출신이다. 특히 진보 정당에선 DJ 이후 두 명의 당선자가 모두 영남 출신이자, 호남 출신의 정동영(전북 순창) 후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배한 사례가 있다. 유권자 수가 호남에 비해 영남이 많은 만큼 ‘영남 표심’을 잡기 위해선 영남 인사를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좌파정부’나 ‘공산주의’라는 색깔론 비판을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영남 주자를 앉혀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2월 수도권 지역 출마 의사를 밝힌 호남 출신의 민주당 후보 관계자도 기자와 만나 “호남에서 출마하면 전국구 인물로 크기 어렵다”면서 “당의 환경과 진보당을 대하는 보수당의 태도가 그렇다. 잘 알지 않느냐”고 토로한 바 있다.

 

떠오르는 영남 주자 누구?…親文 유시민 vs 非文 김두관·박원순·이재명


2020년 대선 경선이 ‘친문(親문재인) 대 비문(非문재인)’ 양상으로 치러진다면 영남 출신이자 친노, 최근엔 친문 이미지까지 굳힌 유시민 이사장의 입지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뉴시스
2020년 대선 경선이 ‘친문(親문재인) 대 비문(非문재인)’ 양상으로 치러진다면 영남 출신이자 친노, 최근엔 친문 이미지까지 굳힌 유시민 이사장의 입지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뉴시스

이번 총선 결과로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는 ‘집권당의 우세’ 속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영호남 고착 지역구도’도 변수가 아닌 상수다. 지역주의가 고착된 상황에서, ‘친문(親문재인) 대 비문(非문재인)’ 대결 양상으로 경선이 치러진다면 영남 출신이자 친노, 최근엔 친문 이미지까지 굳힌 유시민 이사장의 입지가 높아진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20일 통화에서 “민주당의 친문세력이 내세울 주자가 마땅치 않아졌다”면서 “그전까진 ‘이낙연 유일주자’였지만 영호남 대결구도에선 호남출신은 단점이 된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사건’으로 남은 재판 결과와 여론조작 딱지가 불안 요소다. 결국 친문 세력에겐 유시민이 매력적인 카드로 다가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남 출생’의 비문 주자는 경남 양산을에서 당선된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 도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으로 좁혀진다. 다만 이 지사의 경우 지난 9월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친문 당원들이 이 지사에게 갖는 거부감이 커, 비문계에서도 이 지사를 ‘원톱’으로 내세우는 것은 난감해한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의 한 소식통은 이날 통화에서 “이 지사는 어렵다. 대선 후보는 친문이냐 비문이냐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선거를 앞두면 혹시 모를 당의 분열이나 당심 이탈을 막는 데 중앙당의 화력이 집중된다.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보단 친문 당원들의 증오감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