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의 세상만사] “재난기금 기부 캠페인, 금 모으기 운동보다 더 절실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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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 “재난기금 기부 캠페인, 금 모으기 운동보다 더 절실한 때”
  •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승인 2020.04.24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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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금 기부 캠페인 필요성 대두는 국가 ‘재정확충’ 절박성 반영
코로나19 피해 더 깊어지기 전 ‘전 국민적 통합과 결속 노력’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97년 IMF 경제 위기 당시 금을 모아 국력을 모아냈듯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재난기금 기부 캠페인 등을 통해 전 국민적 통합과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시스
97년 IMF 경제 위기 당시 금을 모아 국력을 모아냈듯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재난기금 기부 캠페인 등을 통해 전 국민적 통합과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시스

 

‘나라를 살립시다. 금을 모읍시다.’

행사에는 코흘리개부터 백발노인까지 10만여 명이 참여했다. 금붙이를 손에 들고 온 수많은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는 대한민국 IMF 위기 극복에 나선 국민들의 눈물겨운 한 장면이다. 이러한 모습은 당시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의 국난극복 의지와 결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대표 사례가 됐다.

1997년 11월 21일 경제 부총리가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선언한 대한민국 경제 위기는 나라 전체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국채가 총 1천500백억 달러를 넘어서고 당장 갚아야 할 빚도 쌓였다.

우리가 가진 외화보유고도 겨우 40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해 첫 평화적 정권교체의 숙원을 달성한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는커녕 임기 시작도 전부터 위기 극복에 두 팔을 벗고 나섰다. 대한민국의 IMF 위기는 그렇게 2001년이 돼서야 종료됐지만 후유증을 앓고 있는 기업인과 국민들이 지금도 있을 정도로 길고 험난한 ‘국가위기 극복사’였던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세기적 역병의 확산으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IMF 위기는 한나라의 경제적 문제에서 촉발됐지만 지금 코로나 위기는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질병과 의학의 문제가 아니라 수백 개 국가, 경제, 사회 시스템들이 정상적인 작동을 못하고 있는 ‘글로벌 위기’이자 ‘세계인들의 생존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올겨울 ‘2차 팬데믹’을 경고하고 있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대기업조차 휘청거리고 수많은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고 있다. 정부와 국회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생계지원비와 소비 진작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문제로 공방을 벌이는 사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정부 여당을 중심으로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과 함께 상위 30% 고소득층에 대한  ‘재난기금 기부 캠페인’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지원’도 절실하지만 국가 ‘재정확충’도 절실한 이중 삼중고에 시달리는 절박한 상황을 반영한 캠페인이다.

일부 야당을 비롯해 못마땅한 측에선 ‘준돈을 다시 뺏는 몰염치한 캠페인’이라거나 ‘나라를 협찬에 의존해서 운영한다’는 등의 비판을 하고 있다. 그들에겐 아직 앞으로 닥칠 재난 규모와 깊이, 긴박감이나 절실함이 없는 듯하다.

전 도민 대상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발 빠르게 지급한 경기도 경우 지난 9일부터 23일 현재까지 경기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총 2351건에 2억 3400만 원이 기부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기부된 재난기금은 또다시 취약계층을 상대로 보다 정밀하고 더 많은 추가 지원을 할 수 있는 ‘재난구호 선순환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숭고하고 고귀한 기부 캠페인이 왜 준돈을 다시 뺏는 것이며 국가를 협찬으로 운영한다는 ‘속 좁은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1997년 시작된 대한민국의 IMF위기는 거의 5년 만에 종료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파장은 전 세계가 ‘동시다발적 위기’에 봉착하게 된 세기적 위기다. 지금이야말로 1997년 ‘금 모으기’ 이상의 ‘국난극복 캠페인’이 절실한 시점이다. 재난기금을 비롯한 가진 자와 고소득층의 기부캠페인은 비웃음과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 ’를 실천하는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한다.

꼭 가진 자의 기부만 아니라 ‘나는 좀 더 버틸 수 있으니 더 절실한 사람들에게 주라’는 콩 한쪽도 나눠 먹기식 ‘착한 배려 층’은 더욱더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한다.

IMF 때에도 부자들은 오히려 생활이나 소비가 편한 세상이었다는 말이 있듯 여전히 배가 부른 사람들로서는 기부 캠페인의 절실함이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분명한 것은 코로나19의 피해가 더 깊어지기 전에 ‘기부 캠페인’과 같은 ‘전 국민적 통합과 결속 노력’ 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자의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정무수석실 행정관
◽전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전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전 국립중앙청소년 수련관 이사
◽전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전 민족화해렵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전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 연구원
◽현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현 정치 평론가 
◽현 (사)희망래일 ‘70년의 침묵을 깨는 침목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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