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철 지난 김종인의 경제대통령…‘바보야, 문제는 안전국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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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철 지난 김종인의 경제대통령…‘바보야, 문제는 안전국가야’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4.26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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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 놓고 당 반발 큰 이유 ‘왜’
비대위 성공 사례 견줘 실패 가능성 높다?
“경제대통령 자체가 철 지난 화두”지적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미래통합당은 오는 28일전국위원회를 열고 김 전 총괄위원장을 추인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들도 적지 않다.ⓒ뉴시스
미래통합당은 오는 28일전국위원회를 열고 김 전 총괄위원장을 추인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들도 적지 않다.ⓒ뉴시스

 

정치에 대한 이썰 저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전권 요구해온 김종인 비대위
출범 놓고 논란 증폭 중인 통합당에 관심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통합당의 김종인 카드는 최선일까요.

15대 총선을 돌아봅니다. 김영삼 문민정부 당시 치러진 총선입니다. 여당이던 신한국당(현 통합당)은 개혁 공천을 통해 승리를 거뒀습니다. 야당이 강세라던 서울에서마저 제1당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통합당의 역대 공천 중 성공한 사례로 평되고 있습니다.

실패한 공천은 언제일까요. 2016년 20대 총선과 올해 치러진 21대 총선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통합당)은 ‘진박(진짜 박근혜) 감별사’ 마케팅과 비박 공천 학살 논란으로 보수 분열을 초래해 패배의 쓴잔을 마셨습니다. 문재인 정부 하의 21대 총선에서도 통합당은 실패를 맛봤습니다. 유권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전략 부재의 기계적 시스템 공천과 정적 제거에 따른 분열을 거듭 초래한 것이 참패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총선 패배 後 통합당은?


문제는 실패의 연속에도 장기간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20대 총선이 끝난 뒤부터 볼까요. 새누리당은 주요 패인으로 꼽히던 친박계가 당의 헤게모니를 내려놓지 못하고 ‘朴호위무사’로 불리던 이정현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해 분열을 더욱 가속화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21대 총선이 끝나고는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요. 황교안 당 대표 체제가 물러난 뒤 통합당이 제시한 카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구원투수론’입니다.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김종인 카드’에 공을 들였습니다. 김세연 의원도 “당 해산이 안 된다면 김종인 비대위가 적임”이라며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로써 당은 오는 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 전 총괄위원장을 추인할 계획입니다. 또 이를 위해 당헌당규상 8월 말까지 전당대회를 치러 새 지도부를 선출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할 예정이라고도 했습니다.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무기한 연장되고 마는 것입니다. “96조 6항에 따라 비상상황이 종료된 후 소집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될 때까지 (비대위를) 존속한다”는 내용을 수정 이유의 근거로 삼고 있지만 전권을 달라는 김 전 위원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그의 임기나 권한을 최대한 마련하려는 심산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당장 조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헌당규를 초월하는 무소불위의 권한과 기간을 보장하라는 (김 전 위원장의) 요구는 명분도, 논리도 없는 억지 주장”이라며 “진심으로 당을 위한다면 무리한 권한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절차에 따라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습니다. 생환에 성공해 야권 내 잠룡 주가를 높이는 중인 홍준표 전 대표 또한 동아은행 뇌물수수로 사법처리된 김 전 위원장의 전력을 문제 삼으며 부패인사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는 취지로 연일 ‘김종인 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통이 커지자 김 전 위원장의 입장을 반영하려 했던 심 권한대행의 발언 또한 바뀌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26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이 제게 밝힌 견해는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취지였다”며 “아무리 늦어도 내년 3월까지 대선 승리의 준비를 마쳐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어찌됐든 8월 전당대회 연기가 불가피해짐을 뜻하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김종인 카드’를 추진하려는 심 권한대행에 대한 성토가 적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통합당 내 한 인사는 지난 25일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심 권한대행이 당을 망치고 있다. 심 권한대행은 경기도지사 자리를, 김세연 의원은 부산시장 자리를 탐내 ‘김종인 카드’를 밀려고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절차까지 흔들면서 일부 사익에 의해 당이 움직여지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대위 성공사례와 철 지난 경제대통령?


역대 비대위 체제의 성공 사례에 견주면 ‘김종인 카드’는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문가의 전망도 전해집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민 컨설팅 대표)는 지난 25일 TV조선 <강적들>에서 “선거 패배 후 만들어진 비대위가 성과를 낸 적은 없다”며 “그러면 언제 성과를 냈느냐.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비대위에서만 성과를 냈다. 공천권을 쥔 상태에서는 의원들이 말을 듣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비대위의 성공 사례는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한나라당(현 통합당)의 박근혜 비대위, 2016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대주주였던 문재인 대표가 전권을 줘 가능했던 김종인 비대위 체제였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때문에 총선 후 꾸려지는 비대위 경우 “(김 전 위원장이) 제 아무리 경험 많고 노련하고 산전수전을 겪어도 갈 길이 뻔해 보인다”며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추측했습니다. 때문에 “외부에서 영입하기보다 싸우더라도 내부에서부터 답을 찾아야 한다”며 자강론이 최선일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경제를 앞세우는 ‘김종인 카드’ 자체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일침도 들려옵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26일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내세우는 ‘경제 대통령’ 자체가 철 지난 화두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헛발질에 지나지 않는다”며 “경제 키워드가 더 이상 선거를 좌지우지할만한 어젠다가 되지 못함을 직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21대 총선에서 김 전 위원장이 정부여당을 겨냥해 “경제 심판론”을 꺼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견해입니다. 정 평론가는 “경제 화두는 이명박 대통령 때나 통용됐던 것”이라며 “이후 박근혜 정부 때는 복지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는 안전 국가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슬로건이 되는 추세”라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정통적 안보를 넘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 안전부터 코로나21과 같은 질병 바이러스, 기후 문제까지 총체적 안전 컨트롤을 누구에게 맡길 것이냐가 다음 대선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인물 면에서도 김 전 위원장은 자가당착적 오류가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정 평론가는  “19대 박근혜 비대위원장 당시 비대위원일 뿐임에도 대선승리의 일등공신이라고 자신을 추켜세운 점, 20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공천 실패로 반사이익을 거둔 측면이 있음에도 온통 자신의 공적으로만 어필하려 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했습니다. “동아은행 뇌물수수 건 연루만 해도 자기반성은 없고 남 탓으로만 돌리려는 일련의 자가당착적 모습은 그의 자서전(<영원한 권력은 없다>) 등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 있다”며 “착시효과를 주듯 과대포장된 행보로 볼 때 진짜 실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회의적 시각을 보냈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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