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는 경제기자③] 영화 ‘돈’, 증권사 ‘브로커리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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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는 경제기자③] 영화 ‘돈’, 증권사 ‘브로커리지’의 세계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5.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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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개봉작, 주식 브로커 이야기 다뤄…전국 관객 338만명 동원
개인·법인 고객의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매매 중개 전과정 그려내
최근 코로나 여파로 브로커리지 다시 주목…순익 견인 요인 ‘급부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우교 기자)

'경제'는 영화의 좋은 소재 중 하나다. IMF를 다뤘던 '금융위기의 날'이 그랬고,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다룬 '빅쇼트'도 호평을 받았다. 또한 주가조작 사기극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빠른 전개와 스토리로 한눈 팔 겨를 없는 영화로 손꼽힌다. 여기에 최근 넷플릭스를 필두로한 OTT의 공세로, 이제 관객들은 언제 어디서나 영화,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매주 일요일에 만나는 '출발 비디오 여행'의 '김경식'처럼 화려한 언변(言辯)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꼈을 법한 궁금증과 상상을 기사로 소소하게나마 풀어준다면 독자들은 '경제' 소재의 영화를 더욱 쉽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이에 금융·경제를 다룬 영화에 대한 나름의 리뷰를 시작한다. 내용상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으며, 다소 진지할 수 있으니 이 점 유의하기 바란다. <편집자주>

영화 '돈' 스틸컷 ©사진=쇼박스/영화진흥위원회
영화 '돈' 스틸컷 ©사진=쇼박스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돈'은 '킬링타임'으로 나쁘지 않다. 배우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의 연기는 영화의 빠른 흐름에 잘 묻어났고, 2009년 개봉한 '작전'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주식'이라는 신선한 소재는 영화 곳곳의 클리셰(진부한 표현이나 고정관념)를 잊기에 충분하다.  

영화 '돈'은 여의도 증권가에 갓 입성한 '주식브로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뭇 현실을 반영한듯 보이지만 영화를 본 증권사 관계자들은 과장된 면이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영화적인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전체 흐름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는 평이다.

배우 류준열(조일현 역)은 이 영화에서 초보 '주식브로커'로 등장한다. 초반 그의 나레이션을 빌리자면, 주식브로커가 하는 일은 '고객이 시키는대로 주문을 넣고 체결시키기'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완전히 틀린 설명은 아니라고 답한다. 

최근 한 관계자에 따르면, 주식브로커는 개인 또는 법인 고객들을 유치해, 이들의 주식·채권 등 매매를 담당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취득하는 행위를 '브로커리지(Brokerage)'라고 통칭한다. 영화 초반 장 마감시간인 3시 이후 증권사 직원 머리 위에 떠올랐던 숫자가 브로커리지 업무를 통해 얻은 그날의 수수료를 뜻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화에서 "브로커리지는 고객이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을 매매할 수 있게끔 연결시켜주는 온라인·오프라인의 모든 행위를 말한다"면서 "일반 지점에서는 주로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을 브로커리지로 통칭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같은날 통화에서 브로커리지를 담당하는 부서의 업무과정에 대해 설명했는데, 그는 "보통 개인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PB들은 출근길에는 우선, 전일 시황을 체크하고 출근 이후에는 회의를 통해 시장이나 고객, 투자 트렌드에 대한 이슈 등을 공유한다"고 했다. 

이어 "9시 장이 시작되면 고객들과 전화를 통해 투자상담을 실시하거나, 내점하는 고객들과 미팅을 가지며, 장이 마감되면 그날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복기하거나 외부 미팅을 진행한다"면서 "회사마다 어느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이같은 과정이 매일 반복적으로 이뤄진다"고 일렀다. 

영화를 본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설정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최근 통화에서 "해당 영화의 앞 장면을 봤는데, 실상은 그렇게 치열하지 않다"면서 "같은 회사의 식구고, 동업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업계와 비교해 똘똘 뭉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중반 등장했던 전문 트레이더들에 대해서는 "(내가) 증권사에 입사했을 당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증권투자상담사 등 특정 자격증이 꼭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자격증을 보유한 사원들은 여러 부서를 돌며 다양한 업무를 겪어볼 수 있었다"면서 "업무가 익숙해지면 브로커리지를 비롯한 특정한 업무에 전문적으로 투입되는데, 영화 중간 주식중개인들의 매매를 도왔던 트레이더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니까, 실제 증권맨 '조일현'은 위탁매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를 진행해왔을 것이라는 의미다. 

영화 '돈' 스틸컷 ©사진=쇼박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 '돈' 스틸컷 ©사진=쇼박스

이같은 브로커리지는 최근 업계의 주목을 다시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몇년간 증권사의 주요 수익이었던 IB가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브로커리지 대체 수익원을 IB에서 찾았던 증권사들은, 이제 IB의 부진을 브로커리지로 만회해야하는 입장이 돼버렸다. 실제 최근 1분기 순익을 발표한 증권사들은 IB수익이 주춤하면서 전년보다 하락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와 관련,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증권사 연결이익을 예상하면서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PI부문 손실은 불가피하겠으나, 브로커리지 호조의 수혜는 가장 크게 입을 전망"이라고 했다. 실제 코스피, 코스닥을 합친 거래대금은 지난 3월에 비해 성장했다. 지난 달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거래대금은 지난 같은 달 1일 25조5725억원으로 시작한 이래 28일까지 18조원에서 26조원을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정 연구원은 이와 함께 "거래대금이 급증해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가 예상되고 신용공여 잔고도 지난달 중순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만큼, 이자손익도 크게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반대매매 증가로 인해 대출채권 관련 손실도 적을 전망"이라고 봤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리테일 중 '브로커리지 부문'이 증권사 수익에 주요한 부분을 담당할 전망"이라면서 "유례없는 증시 대기 자금의 유입 대상이 국내 주식시장에 한정되지 않고, 해외주식 거래대금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메리츠증권의 커버리지 증권사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7% 증가했다"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ELS관련 평가손실을 일부 만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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