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오프라인 점포, 애물단지에서 반격 무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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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오프라인 점포, 애물단지에서 반격 무기될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4.2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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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1만5천여개 매장 활용 O4O 전략 펼쳐
홈플러스,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 장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롯데온 롯데쇼핑
롯데온 모바일 화면 이미지 ⓒ롯데쇼핑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해 점포 활용을 무기로 들고 나섰다. 최근 온라인 쇼핑이 주요 소비 행태로 자리 잡으면서 고전했지만 오프라인 자산을 활용한 역발상으로 이커머스 사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2년여간의 준비 작업 끝에 지난 28일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했다. 롯데온은 고객의 행동과 상품 속성을 약 400여 가지로 세분화하고 롯데멤버스와 협업해 국내 인구수의 75%에 달하는 3900만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등 개인 취향에 특화된 온라인 쇼핑공간을 선보인다.

롯데는 방대한 데이터와 함께 전국 1만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특장점으로 내세웠다.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경계 없는 쇼핑 환경을 구현하는 이른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이다. 롯데온에는 단골 매장의 혜택만 모아 보여주는 ‘매장ON’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고 각 매장 매니저들은 자체적으로 현장에 걸맞은 온라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맞춤형 혜택 온라인 제공이 가능해진 것이다.

오프라인 점포는 물류 거점으로도 활용된다. 고객은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와 롯데백화점의 ‘바로배송’ 서비스, 슈퍼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포함해 롯데그룹 내 7000여개 매장의 ‘스마트 픽’ 서비스 중 원하는 배송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각 계열사별로 진행되던 물류 체계도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세븐일레븐 납품 차량이 슈퍼를 들러서 반품 상품을 받아간다든지, 마트에 상품을 가져가서 고객에 배달한다든지 등 물류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리고 내년까지는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 대표는 “O4O 전략으로 물류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이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면서 “각 사별로 운영하던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니 운영·투자비용이 절감되는 걸 느꼈고 이익 내는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도 기존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해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021년까지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각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시켜 단기간 내 온라인 사업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존 점포자산을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근거리 배송을 가능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점포 설립 때부터 온라인 피킹 시스템과 물류를 염두에 두고 점포 후방 창고와 물류 차량 입출차 공간을 넉넉하게 지었기에 이런 전략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온라인 배송이 몰리는 지역은 점포 물류 기능과 규모를 키운 ‘풀필먼트센터(FC)’를 구축해 물량을 관리한다. 예를 들면 인천에 위치한 홈플러스 계산점처럼 매장 지하에 자동화된 컨베이어벨트가 설치된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해 온라인 배송 물량을 소화하는 식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2021년까지 10개 점포에 FC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처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기존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이유는 신규 물류 센터 건립보다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배송 효율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물류센터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시장도 이미 경쟁자들이 다수 진출해있는 상황인 데다 업계 누적 적자만 수조 원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물류센터가 있어야 캐파가 증가하는 만큼 배송 사업하는 데 별도의 물류센터는 필수”라며 “기존 점포를 활용한다고 하는 것은 자금 문제도 뒤따르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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