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선방한 5대 건설사, 산적한 난관·변수에 우려감↑
스크롤 이동 상태바
1Q 선방한 5대 건설사, 산적한 난관·변수에 우려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5.04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5대 건설사가 2020년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후폭풍 등 국내외 악재와 각 사별 변수에 따른 우려감이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업체 자료(이하 연결기준, 잠정 실적)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 매출 6조9600억 원, 영업이익 1470억4800만 원, 당기순이익 3465억7800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4%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8%, 55.8%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호실적을 견인한 건 건설부문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24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다. 같은 기간 수주잔고(약 27조 원)도 3.52% 확대됐다. 상사, 패션 등 다른 주력 사업부문이 부진의 늪에 빠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업계 2위 현대건설은 2020년 1분기 매출 4조589억 원, 영업이익 1653억4700만 원, 당기순이익 1965억400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9.4% 감소했으나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7%, 26.0% 오른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줄어 표면적으로는 좋다고 볼 수 없는 성적표지만 이는 공격적인 수주 전략을 택한 데 따른 불가피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 25조1000억 원의 약 40%인 9조9312억 원을 1분기에 달성했다. 수주잔고는 전년 말보다 10.5% 상승한 62조2338억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대림산업은 매출 2조5093억 원, 영업이익 2901억8100만 원, 당기순이익 2231억9900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은 5.58% 줄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07%, 20.46%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제품 수요 감소 등으로 직격타를 맞은 석유화학사업의 일시적 부진 때문이라는 게 대림산업의 설명이다. 반면, 건설사업의 경우 원가율 개선과 자회사인 삼호의 실적 반등, 고려개발의 연결 편입 효과 등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5대 건설사 중 가장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1분기 GS건설은 매출 2조4414억 원, 영업이익 1710억3300만 원, 당기순이익 1315억1200만 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은 1.74% 올랐으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17%, 10.64% 감소했다. 해외 부문 주요 프로젝트 종료 영향으로 매출이 37.5% 가량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오른 점, 영업이익률 7.0%를 유지한 점 등은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 속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높이 살 만하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9858억 원, 영업이익 1209억 원, 당기순이익 61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2% 하락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7%, 25.3% 증가한 수치다. 5대 건설사 중 영업이익 개선세가 가장 뚜렷하다. 

대우건설 측은 "매출액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2.2%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며 "매출액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2170억 원으로 양호한 수준을 달성했고, 토목·플랜트 부문 원가율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5대 건설사들이 여러 악재에도 좋은 실적을 거둔 이유는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실제로 이들 업체는 실적 개선에 대한 핵심 요인으로 대부분 원가율 축소를 꼽았다. 또한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은 사실상 상시적 구조조정 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년 간 국내외 사업 수주를 통해 일감을 축적한 게 실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더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국내 주택시장 불투명성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후폭풍 본격화로 해외 수주시장이 멈춘 상태여서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 5대 건설사 CI ⓒ 각社 제공
국내 5대 건설사 CI ⓒ 각社 제공

이와 더불어 5대 건설업체들에게 경영활동 저해 요인이 될 변수가 각각 산적해 있는 부분도 우려감을 높이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안정적인 수익 창구인 그룹 일감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는 게 부정적인 대목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약 40%를 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그러나 올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들이 투자·설비 등 지출을 줄이면서 삼성물산에게 돌아가는 그룹 일감도 감소할 여지가 상당해 보인다.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정비사업 수주시장에 복귀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의 경우 앞서 거론한 것처럼 코로나19 여파와 직면하기 전 이미 1분기에 연간 수주 목표 40%를 달성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현대자동차그룹 차원 대규모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의 장기적 먹거리로 평가되는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대내외 경제위기로 현대자동차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인 만큼, 약 3조 원 규모의 GBC 공사비가 제대로 투입될 수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대림산업은 눈에 띄게 줄어든 수주와 오너리스크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대림산업의 신규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95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지는 지난해 말과 비슷한 20조6236억 원(1분기 말 기준) 규모 수주잔고를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코로나19 후폭풍이 본격화된다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기 힘들 전망이다. 오너인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에 대한 재판(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대림산업에 부정적인 변수라는 평가다.

아울러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신성장동력 창출과 수익 다각화를 위해 추진 중인 여러 신사업들에 대한 투자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불투명해질 공산이 있다는 측면에서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 안착을 확신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가운데 자칫 일을 그르치면 되레 신사업이 회사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GS건설의 경우 그룹 오너일가인 허윤홍 신사업본부대표 사장이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 대우건설의 경우 향후 KDB산업은행의 매각작업 교도부로 신사업을 삼고 있다는 점 등이 각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