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표 공급대책, ‘공공 재개발·용산 통개발’…“집값 안정 도모” vs “투기심리 자극”
문재인표 공급대책, ‘공공 재개발·용산 통개발’…“집값 안정 도모” vs “투기심리 자극”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5.0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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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주거권 실현·공급물량 확보…일석이조"
"결국 토건으로 경기부양…MB와 다른 게 뭔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서울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 전경 ⓒ 뉴시스
서울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 전경 ⓒ 뉴시스

서울 지역 주택 공급량이 충분하다던 문재인 정부가 돌연 입장을 바꿔 대규모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공급에 장사 없다'는 격언처럼 집값 안정화를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호평과 되레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토건으로 경기부양'이라는 혹평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2년까지 서울 도심에 약 7만 호 규모 부지를 확보해 오는 2023년부터 수도권에 연평균 25만 호+ α수준 주택공급을 가능케 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재개발 등 공공성을 강화한 정비사업 활성화 △용산역 정비창 등 수도권 내 유휴부지 활용 △도심 내 유휴부지 추가 확보 등이 주요 골자다.

국토부 측은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 당시 주택공급 전반에 걸친 추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최근 서울 등 주택시장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으나, 공급 측면에서도 장기적 주택공급 기반을 마련해 시장 안정세를 더욱 공고화하고자 이번 대책을 발표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공공재개발'과 '용산 통개발'이다.

정부는 그간 수익성 부족, 조합 내 잡음 발생 등으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던 조합에게 공공재개발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해 공급물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조합이 재개발 사업 시행사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기관을 선정하고, 조합원분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 중 50% 이상을 공적임대로 공급한다는 조건에 동의하면 해당 지역을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해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주택공급활성화지구가 되면 조합 입장에서는 용적률 완화, 사업기간 단축, 조합원 분담금 조정 등 당근을 얻게 돼 전체 사업 수익성도 개선되고, 개별 조합원의 부담도 줄어드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서 자유롭다는 게 눈길을 끈다. 대신 조합은 전체 공급물량 중 최소 20% 이상(재개발 세입자 입주수요가 20% 보다 많은 사업지는 공급물량 확대)을 공공임대 방식으로 공급하는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수도권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1만5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인 8000가구가 용산 코레일(용산역 정비창)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용산 국제업무 개발사업과 연계해 전체 사업 중 30%를 주거 기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인데, 전체 물량 가운데 절반이 공공임대 방식으로 공급된다. 결국 용산역 일대 상업지구, 주거지역을 통개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대책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우선, 그간 공급 물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규제 일변 대책만 쏟아낸 문재인 정권이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며, 공공성이 대폭 강화된 공급 대책인 만큼 서민 주거권 실현과 집값 안정화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공공임대 등을 통해 공공성이 강화된 공공재개발 방침은 수도권 내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권을 보장·실현하고, 공급물량도 확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정책"이라며 "다만 현 정권 기조에 맞게 실효성을 보려면 공공임대 물량 비율을 더 높이고, 민간 분양 물량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혹평도 많다. 공공재개발, 용산 통개발 등은 결국 서울 도심에서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인 만큼, 오히려 투기세력들에게 돗자리를 깔아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용산 통개발 계획은 '토건으로 경기부양'이라는 비판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명분 제공에 불과하다는 견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정권 출범 이후 계속되고 있는 경기 부진, 그리고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를 토건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책이다. 공공성이라는 말로 그럴듯하게 포장했을뿐, 부동산으로 경제를 띄워보겠다는 것이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다를 게 무엇이냐"며 "용산 통개발 계획을 보고 실소가 나왔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을 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지 않았느냐. 그걸 만회하겠다고 8000가구를 살짝 얹은 거다. 이거 완전히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꼬집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정부가 수익성이 없는 사업까지 LH·SH 등을 참여시켜 투기세력이 확보한 물건에 대해 특혜를 주려 한다. 거품을 지탱하고 투기를 부추기려는 꼼수 정책이다. 기존 토건 세력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대통령의 투기 근절 의지와 맞지 않다. 서민주거 안정은 뒷전이고 투기꾼과 재벌만을 위한 대책을 남발하는 김 장관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시장 불안 조짐이 보이면 세제·대출·청약·거래 분야 규제를 강화하거나 규제지역을 추가로 지정하는 대책을 즉각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 정부는 수요 관리 정책과 주택 공급 정책을 견지해 주택시장 안정 기조가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투기가 예상되는 지역에 합동 투기단속반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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