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조차 못한 계류안 1만5260건…63% 달해
상임위 60% 출석률…지각‧왔다 가는 경우 多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유종지미(有終之美),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만큼이나 끝맺음을 잘했을 때 쓰는 표현이다. 이와는 반대로, 처음은 좋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음을 뜻하는 용두사미(龍頭蛇尾)가 있다. 유종지미냐 용두사미냐, 이는 제20대 국회의원에게 달렸다.
제20대 국회 대장정의 막이 내리기까지는 17일이 남았다. 하지만 임기 종료일 5월 29일이 아닌, 4‧15 총선을 끝으로 임기가 끝난 듯한 태도가 국회 곳곳에서 발견됐다.
임기 말까지 열심히 일해야 하는 이유, ‘1711만원’과 ‘1만5260건’
총선부터 임기 종료일까지(2020.04.15.~2020.05.29.)의 기간은 총 45일이다. 이 기간 동안 국회의원들은 2019년 지급 기준, 수당 1123만 3365원,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등 경비를 포함하면 1711만 3365원을 받는다. 1711만원은 최저임금을 받는 청년 9.5명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이다.
뿐만 아니라, 논의조차 못한 채 잠들어 있는 계류의안은 1만 5260건에 달한다. 이는 전체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의 63%에 해당한다. 계류된 법안에는 텔레그램 N번방 재발 방지법, 고용보험법 개정안, 각종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른 대체 법안 등이 산적해 있다. 여야는 식물국회의 오명을 벗기 위해 4월 말 임시국회를 열었으나, 의원들의 불참이나 지각이 빈번했다.
본회의 출석 의원, 2016년 290인 VS 2020년 122인
2016년 6월 9일, 제20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고 10일 만에 열린 첫 본회의(343회 1차)에 300명 재적 의원 중 290명이 출석했다. 반면 2020년 4월 20일, 377회 1차 본회의에는 290명 재적 의원 중 228명이 출석했다. 8일에 열린 본회의에서는 122명 출석에 그치기도 했다.
상임위원회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가장 먼저 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위원장의 “의석을 정돈해 주시기 바란다”는 말과 함께 개의했지만, 제 시간에 자리해 있는 위원은 8명뿐이었다. 2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뒤늦게 출석한 위원들 덕분에 22인 중 13인을 채울 수 있었다.
이날 불참한 위원은 △더불어민주당 10명 중 1명 △미래통합당 9명 중 4명 △비교섭단체 3명 중 2명 등 총 8명이다. 2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제21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한편 다른 상임위 역시 비슷한 실정이었다. 지난달 28일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1차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317가지 법안이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30명 중 23명이 참석했다. 또한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위원회에서는 27명 중 18명이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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