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다세대 전세자금 대출중단에서 철회까지…자초지종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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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다세대 전세자금 대출중단에서 철회까지…자초지종 들어보니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5.1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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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자금 대출 증가량 폭증…현 시점서 전년도 전체 금액의 80% 돌파
코로나19 장기화로 대출금 증가·대출 질 저하도 영향…선제대응 시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뉴시스=환경부 제공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점. ⓒ뉴시스=환경부 제공

신한은행이 지난 11일 다세대 빌라와 오피스텔 등에 전세자금대출을 중단계획을 밝혔다가 12일 철회했다. 아파트 전셋값 급등우려, 서민금융지원 타격 등 '무리수'라는 비판 속에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다. 예상되는 반발을 감수하고라도 신한은행이 전세자금대출 중단을 타진했던 배경은 뭘까. 전세자금대출금의 폭증으로 인한 속도조절론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장기적인 대출금 증가 및 대출 질 저하가 지목된다.

신한은행이 처음 설명했던 '속도조절'이 우선 가장 큰 요인이다. 이미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여파로 시중은행들의 전체적인 전세자금 대출량은 폭증한 상태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 합계는 86조 2534억 원에 달했다. 총액도 총액이지만 두 달 만에 약 4조 3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재작년을 통틀어서 3조 3000억 원, 작년이 3조 원 조금 넘게 늘었는데, 올해는 아직 6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2조 5000억 원이 넘었다"면서 "그래서 가장 비율 상승 폭이 큰 비아파트 신규를 제한해서 속도를 조절하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지속적으로 은행의 대출금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속도조절론'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한국은행의 12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929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27조 9000억 원 늘어난 수치로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이 추세는 진행중이다. 한국은행은 13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대한 자금지원을 5조원 더 늘리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이와 동시에 지난 2월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증액하고 금리를 0.25% 낮추는 등 시중은행의 대출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관계자는 이날 "기업대출이나 가계대출자금은 다른 재원이라고 할 수 없다"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은행 대출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도 시중은행에선 우려할 대목이다. 신한을 비롯해 KB국민·우리·하나은행이 보유한 대출의 연체 규모는 2조 7471억 원으로, 올해 1분기에만 약 2500 억 원(9.8%) 늘어난 숫자다.

금융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12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은행이 보유한 자금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여신 상환 여력이 좋아질 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전세대출중단 판단은 사실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다. 신한은행이 '총대'를 메고 선제적 대응을 시도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하지만 신한이 소위 '손이 많이 가는' 데 비해 부실 위험이 큰 비아파트 대출부터 제한했다는 부분은 사익 위주 셈법이 있었던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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