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장기화…은행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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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장기화…은행들 ‘속앓이’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5.14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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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출은 늘어나는데…예대마진 감소 ‘빨간불’
1분기 당기순이익 폭락…‘양질대출 늘리기’ 팔걷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뉴시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뉴시스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진 사상 초유의 제로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금융권이 속앓이 중이다. 낮은 금리로 인해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부분)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동시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출자금은 계속 늘어나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금융감독원이 13일 게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3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조 원) 대비 7000억 원(17.8%) 감소한 수치다. 1분기 순이자마진(NIM)도 1.4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2분기는 이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중론이다.

초저금리시대에 돌입하면서 사실 예견된 상황이었다. 지난 3월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부분)까지 낮춘다. 결국 금융권의 이익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코로나 19 판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저금리 기업 대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중이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은 지난달 은행권 기업 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27조 9000억 원 늘어난 929조 2000억 원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저금리 대출이 늘어날수록 예대마진은 더욱 줄어든다.

여기에 더해 경제 자체가 어렵다 보니 대출의 질마저 하락한 상황이다. 올 1분기 시중 4대 은행 대출 연체금액은 2조 7471억 원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감원의 13일 발표에 따르면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올 1분기 손익항목 대부분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나, 대손비용(회수가 어려워진 채권 등의 금액)이 3000억 원 증가했다.

상황이 어렵지만 돌파구는 잘 보이지 않는다. 우선 경제 자체가 전시상황이다 보니 정부에서 팔을 걷고 나서 저금리 대출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한도를 증액하고 금중대 금리를 0.25% 낮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은 상당 부분이 정부 규제로 인해 묶여있어 성장이 쉽지 않다.

은행권은 일단 신용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상환능력은 높은 고객들을 찾아 나섰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틈새시장을 찾아 나선 셈이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3일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 개발에 돌입한 것 등이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신용평가 산정이 어려웠던 소상공인들에게 금융혜택을 줌과 동시에, 대출시장의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14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모두가 어렵지만 제로금리 상황이 계속되면 금융권도 상당한 수익률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각자 은행들이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구상 중이지만, 지금같은 특수한 상황이 언제까지 모르는 상황에선 일단 조금씩이라도 소위 '질 좋은' 대출을 늘리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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