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섭 前 중기청장 “코로나19發 탈세계화 파고, ‘글로벌 동반성장’으로 극복해야”
주영섭 前 중기청장 “코로나19發 탈세계화 파고, ‘글로벌 동반성장’으로 극복해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5.15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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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포럼(62)〉 "노동유연성과 사회안전망 동시 확보해야 포스트 코로나 꿈꾼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주영섭 전 중소기업청장(고려대 석좌교수) ⓒ 시사오늘
주영섭 전 중소기업청장(고려대 석좌교수) ⓒ 시사오늘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주요국들이 자국 경제를 지키기 위해 '리쇼어링'(생산기지 본국 귀환) 등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글로벌 경제에 탈세계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노동집약적 제조업 수출에 기반을 둔 고도성장으로 세계화의 혜택을 누린 우리나라에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로 상품 무역보다 지식·데이터 무역의 중요성이 증대된 점도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할 우리나라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68회 동반성장포럼에서 '초변화 시대의 기업혁신과 글로벌 동반성장'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선 주영섭 전 중소기업청장(고려대 석좌교수)은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을 동시에 겪는 전대미문의 초변화 시대에 대한민국 경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총체적 혁신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탈세계화 파고를 극복하려면 역설적이게도 동반성장 중심의 '글로벌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내세웠다.

주 전 청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여러 선진국들이 탈세계화를 주창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 같은 바람에 휘말린다면 어떻게 되겠느냐. 지하자원도 없고, 관광자원도 부족한, 숙명적으로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데 외국에 나간 우리 기업들 다 들어와라? 같이 죽자는 얘기"라며 "하지만 이제 제조업으로 수출하는 세계화, 그런 비즈니스 모델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탈세계화도 아니고, 세계화도 아니라면 우린 무엇을 주창해야 하며, 어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뤄야 하는가. 바로 글로벌화, 글로벌 동반성장으로 가야한다. 현지에 나가서 그곳 사람들과 동화돼 그들과 함께 파이를 만들고, 함께 나누는 글로벌 동반성장은 탈세계화 속에서도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가 겹치며 광속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엔 일부만 변했는데 지금은 판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스마트 센서·로봇·3D 프린팅 등 물리적 세계와 IoT·AI·빅데이타 등 디지털 세계가 5G·클라우드 등 플랫폼 세계에서 교감을 이뤄 이전과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고, 이 같은 기술 혁신은 대량생산·대량소비 체제를 맞춤형 생산·맞춤형 소비 체제로 바꾸며 시장을 세분화시켰다. 소비자도 달라졌다. 세대가 다양해졌고, 그들의 올해와 내년의 니즈가 전혀 다르다"며 "이젠 규모 게임을 하면 무조건 진다. 그리고 코로나가 그 규모를 키우는 걸 더욱 막고 있다. 앞으로는 속도와 유연성 게임에 대비해야 한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빨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같은 변화는 경영철학, 정치철학에도 영향을 줬다. 4차 산업혁명은 개인화, 정보화를 가속화시켰고 이해관계자 간 상호협력의 중요성을 높였다. 기업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달라졌다. 통상적인 사회적 책임, CSR을 말하는 게 아니다. 기술 혁신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회적 가치"라며 "자본주의 역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 인류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선 정부와 시장이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이뤄야 하며, 급변하는 환경에선 승자독식이 아닌 포용성장으로 가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음을 체득했다. 혁신과 포용이 같이 고려되는 '자본주의4.0'이 시대정신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초변화 시대에서 우리나라는 혁신 없이 생존하기 어렵다. 중장기적 R&D 투자를 확대해 기술 혁신을 꾀해야 하고, 제품과 서비스·제품과 금융 등 융합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 또한 제조 시스템을 고도화해 스마트 기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과거 기업문화를 청산하고 인적 투자를 늘려 사람 혁신을 이루고 사람 중심 경제 모델로 가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같은 혁신을 데이터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총체적 혁신을 토대로 글로벌 동반성장을 도모해 탈세계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탈세계화를 주창해선 결코 안 된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이 탈세계화를 모색하는 것이 우리에겐 곧 기회다. 그들이 탈세계화를 추진할 때 필요한 각종 설비, 장비, 인력들, 우리가 들어가서 도와줘야 한다. 우리가 제조해 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그 과실을 100% 우리가 먹는 게 아니라 이제는 그 나라, 그곳 사람들에게 기여하는 글로벌 협력 확대로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탈세계화는 결코 세계화의 반대가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기존의 세계화 전략이 아니라 동반성장 중심 글로벌화 전략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달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 전 청장은 "우리나라가 완전한 포스트 코로나 베네핏(benefit)을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노동유연성이다. 미국 같은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수천만 명 규모 실업자가 생겼는데, 우리나라는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미국은 사회안전망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그런 구조적 조정이 가능한 반면, 우리나라는 해고 당하면 바로 길거리에 나가야 되지 않느냐"며 "노동유연성과 사회안전망을 동시에 확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우리나라가 포스트 코로나 베네핏을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 정운찬)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4개월 간 연기된 끝에 열렸으며, 이날 참석자들은 전염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1미터 간격을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강연을 들었다. 또한 동반성장연구소는 행사장 입장에 앞서 모든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했으며, 악수 등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제68회 동반성장포럼 참석자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미터 거리 두기를 지키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강연을 듣고 있다 ⓒ 시사오늘
제68회 동반성장포럼 참석자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미터 거리 두기를 지키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강연을 듣고 있다 ⓒ 시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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