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권영세 당선과 YS차남 김현철의 지원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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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권영세 당선과 YS차남 김현철의 지원유세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5.17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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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통합당 대패 중 유일한 비강남지역 총선승리
YS차남 김현철 지지유세 등 ‘과감한 중도어필’ 배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지난 8일  미래통합당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권영세 당선인. ⓒ뉴시스
지난 8일 미래통합당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권영세 당선인. ⓒ뉴시스

4·15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이 선거 패배 후유증을 좀처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패배의 가장 큰 요인이 '우클릭'이란게 당안팎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지난 선거를 돌아보면 이런 목소리는 당연하게 들린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민정계와 손을 잡은 이회창은 TK(대구 경북)를 중심으로 한 우클릭 행보를 보였다. 결과는 두번의 대선 패배였다. 실용 중도 노선을 취한 이명박은 2007년 대선에서 압승했고, 연이어 2008년 18대 총선에서 51.2%의 지지율을 얻었다.

하지만 박근혜가 당 전면에 등장하면서 시작된 우클릭 행보로 20대 총선부터 시작해 이번 총선까지 4연패 하기에 이르렀다. 총선에서 얻은 지지율도 34.3%로 쪼그라 들었다.

통합당이 선거승리를 위해 '우클릭'을 멈추고 중도표를 확장하겠다면 주목해야 할 선거 결과가 하나 있다. 수도권에서 통합당이 궤멸되는 와중에 유일하게 '한강 이북'에서 당선된 권영세다.

권영세 당선인의 지역구인 용산구는 강남지역처럼 통합당의 텃밭이 아니다. 제16대 총선 당시엔 새천년민주당 설송웅 전 의원이 승리한 바 있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제20대 총선서 이겼다. 2010년 부터 구청장은 민주당계 성장현 청장이 3선 중이며, 구의원은 범여권이 1명 더 많다. 게다가 권 당선인의 지역구는 원래 서울영등포을로 이번이 용산에선 첫 출전이다.

그런데도 권 당선인은 제21대 총선서 47.80%를 득표, 890표 차로 당선됐다. 이 '신승(辛勝)'을 설명하기 위해선 잠시 권 당선인의 지난 정치역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검사 출신인 권 당선인은 2002년 8월 재보궐 선거 출마로 정계에 공식 입문했다. 세간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그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권 당선인이 정계로 향하게 된 배경엔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있다. 권 당선인의 장인 유도재 유한학원 이사장은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총무수석을 지낸 인사다.

국회 입성 후 권 당선인은 한나라당 소장 중도개혁파 모임 '미래연대'와 '수요모임'에 참여, 2006년 전당대회에선 남경필 등과의 경선을 통해 소장파 대표로 나가기도 했다. 이처럼 권 당선인이 짙은 보수색의 민정계와는 태생상 거리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간 당내 경선이 과열되자, 그는 맹형규·권영진 등과 중립 모임을 창설해 당의 중심을 잡는데 앞장섰다. 당시 권 당선인이 MB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의 친이계 합류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풍문은 여의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권 당선인의 이러한 정치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선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권 당선인은 YS의 차남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의 지원유세 속 선거운동을 하며 '중도층'에 어필을 했다. 전광훈 목사 집회에 참석해 구설에 오른 황교안 대표나, 춘천에서 세월호 현수막 사건으로 곤란을 겪은 김진태 의원과는 방향 자체가 전혀 다른 방식의 선거운동이다. 

권 당선인 측에 따르면 김 교수의 지지연설 계기는 '권영세와 김현철이 정치적으로 생각이 비슷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교수의 상징성은 개혁보수다. 박근혜 정권에선 국정농단에 강하게 반발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기도 했던 그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 정권과 결별했다. 

권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정치적 좌표를 우측에서 중도로 옮겨왔다는 점이 승리를 만든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싶다.

물론 선거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는 화학반응이다. 하지만 여러 불리한 조건 속에서 이뤄낸 권 당선인의 승리를 설명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김 교수의 지지선언, 그리고 이로 상징되는 '중도어필'임은 부인키 어려워 보인다. 보수가 우클릭을 멈추고 다시 수도권 탈환에 도전할 수 있는 열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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