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시대] IT 공룡 네이버·카카오, 금융플랫폼 장악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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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시대] IT 공룡 네이버·카카오, 금융플랫폼 장악 나선다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5.19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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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통장, 이달 말 출시…하반기 투자·보험 상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카카오, 간편결제·인터넷은행·증권사 운영…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 추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3~4년 안에 금융생활 전반이 테크핀 위주로 바뀔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이제는 '핀테크'가 아니라 '테크핀' 시대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부터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IT기업들이 금융업에 속속 발을 들여 놓고 있다.

최근 네이버의 기세가 공격적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말 '네이버 통장'을 출시한다. 이는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선보이는 CMA 통장(종합자산관리계좌)이다. CMA는 입출금통장처럼 이체와 결제를 할 수 있으며, 비교적 높은 이율의 이자를 매일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파킹통장으로도 자주 쓴다.

ⓒ네이버
ⓒ네이버

네이버 통장의 장점은 최고 연 3%이자를 준다는 것. 기준금리 하락으로 2%대의 예금 상품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더욱 눈길이 간다. 다만, 이 혜택은 통장 예치금의 100만원까지만 적용되며, 네이버페이 전월 실적이 월 10만원을 넘어야 가능하다. 아울러 네이버통장으로 페이 포인트를 충전하고 이용하면, 결제 금액의 최고 3%까지 포인트로 적립된다. 타행 송금도 횟수 제한 없이 무료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말 통장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투자상품, 보험,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네이버페이 등을 통한 커머스를 기반으로 금융을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 테크핀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1분기에 커머스, 페이 등 비대면 부문에서 호실적을 보였다. 네이버페이 1분기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46% 증가하며, 분기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월간 결제자 수는 전년 대비 23% 성장한 1250만명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이같은 1분기 깜짝 실적을 계기로 2분기부터 테크핀 분야를 강화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비대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각오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1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의 간편 로그인 등을 활용하면 향후 선보일 증권·보험 서비스 분야에 빠르게 침투할 수 있을 것"이라며서, "올해 '네이버 통장' 출시를 시작으로 고객들이 신용카드 추천, 증권·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는 간편 메신저를 기반으로 카카오페이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국내 대부분이 이용하고 있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버튼 하나로 손쉽게 송금, 이체, 간편결제 등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카카오페이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26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테크핀의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고, 지금 같은 추세라면 3~4년 안에 금융생활 전반이 테크핀 위주로 바뀔 것"이라면서, "카카오톡이라는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결제와 송금에서 투자 등으로 영역을 넓혀 연간 거래액 10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아울러 카카오페이는 지난 2월 '카카오페이증권'을 설립한데 이어, 디지털 손해보험사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손보사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예비인가 신청이 늦어지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 곧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손보사 대주주로 참여해 경영권으로 갖고,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화재는 상품개발에 주력하고,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는 가입과 결제 등 전반적인 운영을 주도할 계획이다.

류영준 대표이사는 디지털 손보사 설립과 관련해 "카카오페이의 타깃층은 생명보험, 건강보험이 아니라 생활의 다양한 위험을 보장해주는 손해보험이다"면서, "여행보험, 일일운전자보험 등 온라인에서 낮은 비용으로 많은 분들에게 혜택을 드리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지난 2017년 케이뱅크와 함께 국내 첫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성장이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출범 2년만에 당기순익 137억원으로 첫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순이익 1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1.3% 증가한 호실적을 보였다.

1분기 순이자이익이 843억 6900만원, 순수수료손실은 30억 92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각각 544억 9200만원, 148억 1600만원보다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특히 영업이익이 183억 8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64억 1400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이같은 호실적은 제휴사 대출 추천 서비스의 성장과 지난 2월 NH투자증권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수수료 부문에서 개선세를 보인 점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제휴 신용카드 발급으로 인한 수수료 수입까지 더해지면 2분기에도 이같은 호식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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