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계열사, 장기간 불법 시위 벌인 ‘암환우모임’에 “더 이상 묵과 못해”… 법적 대응 방침
삼성금융계열사, 장기간 불법 시위 벌인 ‘암환우모임’에 “더 이상 묵과 못해”… 법적 대응 방침
  • 김기범 기자
  • 승인 2020.05.21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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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상대로 집회시위금지 가처분 신청
암보험 약관에 ‘암의 직접 치료 목적일 때에만 보험금 지급 가능’ 명시
법원, 요양병원 입원비 청구 원고 항소 기각… 대수의 법칙까지 언급
삼성금융계열사, “본사 사옥 무단출입과 노숙집회에 주변 피해 심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 뉴시스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 뉴시스

삼성금융계열사(이하 삼성금융사)들이 삼성생명 대상으로 장기간 불법 시위를 벌여온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이하 보암모)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20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입주한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 삼성금융사와 삼성어린이집 두 곳이 보암모 회원들을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집회시위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암의 직접 치료 목적으로 할 때에만 보험금 지급 가능

보암모는 2017년 일부 암 환자들이 요양병원 입원 일당을 지급하라고 보험사에 시위하면서 만들어졌다. 70여 명 안팎의 회원들이 소속돼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암모 회원들은 2018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삼성생명 등 보험사 상대로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을 요구하며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집회와 시위를 벌여왔다. 여기에 지난 1월부터는 삼성생명 본사 2층 고객센터를 불법 점거한 후 아예 기거하며 시위를 지속했다.

하지만 암보험은 암의 직접 치료를 목적으로 할 때에만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약관에 명시돼 있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보험사들은 약관을 근거로 입원비 지급을 거부했다.

법원도 암보험 가입 이후 암이 발병해 치료받는 과정에서 직접적 연관이 없는 요양병원 입원에 대해선 보험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보암모 공동대표인 이 모 씨가 삼성생명을 상대로 한 항소심(2019나51118)에서 원고 항소를 기각했다. 이 씨는 이미 2017년 1심에서 패소했지만, 이번 2심에서도 법원이 보험사 측이 옳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 씨는 삼성생명 보험설계사로 일했다. 그러다 2017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암 수술과 통원 치료를 받으며 요양병원에 177일간 장기 입원했다.

삼성생명은 암 진단금과 수술비 등 명목으로 이 씨에게 9488만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요양병원 입원비는 암 치료가 직접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해 5558만 원의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 법원, 요양병원 입원비 청구 항소심 기각… ‘막가파식’ 보험금 청구에 경종

법원은 이번 2심에서 △이 씨가 대학병원에서 받은 항암치료로 암 크기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요양병원에서 받은 치료가 암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치료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혼자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20회 정도 외출이나 외박을 했다는 점에서 굳이 요양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아울러 판결문에서 직접적 암 치료를 위한 요양병원 입원 요건까지 자세히 규정했다.

법원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낮거나 투여되는 약물과 관련해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경우 △음식물에 대한 관리나 약물 투여·처치가 계속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어 통원이 치료에 불편함을 끼치는 경우 등을 입원 사유로 들었다.

또한, 법원 측은 보험의 중요한 원리인 ‘대수의 법칙’까지 들어 ‘막가파식’ 보험금 청구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사고 발생에 대비한 위험 분담의 공평성을 위해 대수의 법칙에 의해 보험료를 산출한다. 만일 특정인이 불필요한 치료를 받은 뒤 보험금을 과다 청구하면 이는 다른 보험 가입자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 앞에서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회원들이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 뉴시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 앞에서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회원들이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 뉴시스

 

◇ 삼성금융계열사, “보암모 불법시위에 삼성어린이집 유아들 피해 커” 

삼성금융사들은 이번 암 보험금 지급 판결 건과는 별개로 회사 앞 과도한 시위에 대해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더구나 삼성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들의 피해가 커 법적 대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초2 삼성어린이집 놀이방과 교실은 창문과 벽을 두고 시위 장소가 바로 맞닿아 있다. 100여 명의 유아들을 소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는 게 삼성금융사의 주장이다.

삼성금융사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율촌 측 관계자는 “보암모는 고성능 앰프와 징, 꽹과리 등을 사용해 법정허용치인 75데시벨(db)을 초과하는 심각한 소음을 거의 매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발생시켰다”며 “임직원들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삼성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들도 교육활동은 고사하고 낮잠도 제대로 잘 수 없어 정상적 보육이 힘들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지어 욕설이 포함된 음원까지 틀어 어린이집 유아들이 욕설을 따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며 “장송곡을 하루 종일 반복적으로 재생해 임직원과 주민들도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보암모 회원들은 지난 1월부터 삼성생명 본사 고객플라자에 무단출입해 노숙집회를 열고 난동을 부리는 등 고객 응대 업무를 방해했다”며 “이후 정상적인 고객 응대가 불가능해져 고객플라자를 폐쇄했으나 이들은 여전히 사업장에서 숙식하면서 불법 점거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 상인 및 주민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율촌 측은 “주변 상인이 소란스러운 집회로 영업방해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물론, 지역 주민들은 스피커 소음 등으로 창문조차 제대로 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청력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주민도 있고 소음으로 인해 아이 양육, 학업, 휴식 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요양병원 암 입원비 청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보암모의 장기간 집회 시위로 피해를 계속되고 있어 불가피한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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