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라임 피해 투자자 선보상’ 망설이는 이유
증권사, ‘라임 피해 투자자 선보상’ 망설이는 이유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5.22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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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신영증권에 이어 판매 펀드 보상안 마련
명확한 조사 결과 아직 없어 ‘부담’, 배임 이슈도 걸림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우교 기자)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라임사태' 피해 투자자에 대한 보상안을 두고 증권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영증권에 이어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자체적인 보상안을 확정지었지만, 다른 증권사들은 법적 이슈 등을 근거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사의 경우, 핵심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장 모 전 대신증권 반포WM 센터장이 잇따라 구속되고 일명 '쩐주'로 불리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기소되면서 속도가 붙겠지만, 피해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은 증권사들의 '망설임'에 더딘 걸음이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신영증권에 이어 판매 펀드 보상안 확정

지난 20일 신한금융투자는 자사가 판매한 라임국내펀드와 무역금융펀드를 대상으로 자발적인 보상안을 확정지었다. 발표에 따르면, 보상안은 국내펀드와 무역금융펀드 개방형은 30%(법인전문투자자 20%), 무역금융 폐쇄형은 70%(법인전문투자자 50%)다. 이중 무역금융펀드 폐쇄형은 설명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해 보상비율을 다르게 적용했다고 신한금융투자는 밝혔다. 

또한 국내펀드는 손실액 기준,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원금을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지며, 추후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결과에 따라 재정산이 되는 형태다.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자율보상안을 토대로 고객들과 합의 후 최종 보상금액을 결정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3월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중 한 곳인 신영증권이 자발적인 보상안을 발표한 이래 두번째 사례다. 당시 신영증권의 보상 규모는 약 89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후 펀드 판매사들의 보상안이 이어질 것으로 한때 예상됐지만, 신한금융투자의 보상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정확한 안을 내놓은 곳은 아직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감독원이나 검찰·법원 등의 구체적인 판결이 나오지 않아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또한 자칫 주주들과 관련된 배임 행위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도 추가 보상안이 나오지 않는 또다른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에 보상안을 발표한 신한금융투자는 해당 이슈의 경우, '배임'에서 벗어나 '사적화해'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법률적 자문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위해 지난달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위해 지난달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명확한 조사 결과 아직 없어 '부담', 배임 이슈도 걸림돌

앞서 발표된 보상안에 대해 실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아직 라임펀드 판매사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발표된 공통적인 보상안이 나오지 않았고,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검찰·법원 등이 현재까지 명확한 결과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금액이 크고 지난 2017년부터 신한금투 명의로 투자됐다는게 금감원을 통해 발표됐기 때문에 보상안을 책정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명확했을 것"이라면서 "다른 증권사들은 현재까지 라임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결과가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움직이기에는 부담감이 있겠다"고 봤다. 

또한 "주주에 대한 배임 이슈도 마찬가지"라면서 "자칫 배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기엔 더욱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주주들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는 회사의 손해가 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배임 행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보상안이 나오게 된다면 관계 기관의 판결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현재는 금감원, 검찰 등의 조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며 자체적인 보상안은 현재까지 나온건 없다"고 못박았다.  

이들이 언급하는 '배임'이란 형법 355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중 2항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기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로 명시돼 있다.

증권사들의 '고민'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사안만 놓고 보면 일리는 있다"고 의견을 내놨다. 해당 관계자는 같은 날 통화에서 "보통 배임은 회사가 손실을 입을 때 주로 이슈가 되는 사안"이라면서 "하지만, 받아야 할 자금을 여러 외부적인 이슈 때문에 받지 못하게 된다면, 충분히 '배임'을 주장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하면서 투자자에게 손실 가능성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장 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어젯밤(21일)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박원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장 모 전 센터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각각 구속기소, 구속되면서 '라임사태'에 대한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카드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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