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시대] 국내 금융혁신 주도…핀테크일까, 테크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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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시대] 국내 금융혁신 주도…핀테크일까, 테크핀일까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5.29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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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무관 ⓒPixabay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무관 ⓒPixabay

국내에서는 금융의 디지털 혁신과 관련, 대부분 '핀테크'라 말하기 때문에, '테크핀'이라는 용어가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중국 등 외국에서는 이미 '테크핀'과 '핀테크'를 구분해서 사용해왔다.

테크핀이 뭐지…IT 기업의 기술(Tech)을 기반으로 금융(Fin)을 주도한다

테크핀(Techfin)은 성장한 IT기업들이 주도하는 금융서비스로, 알리바바 마윈(Jack Ma)회장이 지난 2016년 12월 가장 먼저 사용했다. 그는 당시 "중국은 5년 안에 '현금이 필요 없는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면서, "기술로 기존 금융 시스템을 재건한다"면서 테크핀 개념을 설명했다.

또 지난 2018년 미국에서 열린 세미나 'Money2020'에서 크리스 스키너 FSC(Financial Services Club) 의장은 “핀테크 기업들이 기존의 거래구조를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더 저렴하고 빠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에 반해, 테크핀 기업들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것이 어떻게 상업과 거래에서 사용될 수 있는지 고민한다”면서, 핀테크와 테크핀의 차이를 강조한 바 있다.

현재 대표적인 글로벌 테크핀 기업으로는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이 꼽힌다. 최근 카카오와 네이버는 전자간편결제(페이)사업을 시작으로, 송금·증권·대출·보험 등 금융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도 지난해 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와 함께 증권사, 보험업 등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는 '핀테크'가 익숙…향후 '테크핀'이 금융권 주도할까?

업계에서는 해외에서 이미 구글, 아마존 등 IT기업들이 간편결제, 생체인식 등 기술을 통해 금융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포털, 메신저 등 거대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플랫폼의 '친밀성'과 IT기반 '기술력'으로 금융 고객들을 점차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을 통해 얻은 다양한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금융권보다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남동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연구원은 "(테크핀 기업들은) 친밀도 높은 고객과의 관계에서 창출되는 신뢰 때문에 서비스 제공 범위를 보다 쉽게 확장 시킬 수 있을 것이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전통적 금융시장에서도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5일 그룹 '디지털비전' 선포식 및 '디지털혁신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했다.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뒷줄 왼쪽부터 다섯번째)과 권광석 우리은행장(뒷줄 왼쪽부터 네번째)이 자회사 CEO로 구성된 디지털혁신위원회 위원 및 블루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이동연(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김종득(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정원재(우리카드 대표이사), 권광석(우리은행장), 손태승(우리금융그룹 회장), 이원덕(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김정기(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 박경훈(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부사장), 노진호(우리금융지주 IT/디지털부문 부사장)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5일 그룹 '디지털비전' 선포식 및 '디지털혁신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했다.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뒷줄 왼쪽부터 다섯번째)과 권광석 우리은행장(뒷줄 왼쪽부터 네번째)이 자회사 CEO로 구성된 디지털혁신위원회 위원 및 블루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이동연(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김종득(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정원재(우리카드 대표이사), 권광석(우리은행장), 손태승(우리금융그룹 회장), 이원덕(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김정기(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 박경훈(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부사장), 노진호(우리금융지주 IT/디지털부문 부사장) ⓒ우리금융그룹

기존 금융권에서도 이같은 흐름을 신경쓰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금융권들은 최근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핀테크 경쟁에 가세했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IBK기업·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올해 주요 사업 키워드를 '디지털'로 정하고, 관련 투자와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인재를 수시채용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은 오는 2025년까지 총 2조원 규모로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우리금융은 지난 15일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어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인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디지털 혁신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권들이 사업방향 뿐 아니라 영업·서비스 방식, 인력구성 등 대부분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금융권 수장들도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듯하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서 경영 슬로건을 ‘디지털 우선, 모든 것을 바꾸자(Digital First, Change Everything)’로 제시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은행들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디지털은 4차 산업혁명의 새 물결이며, 변화는 선택이 아닌 우리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도 IT기업 수준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면서, "은행의 경쟁력은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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