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금융인이 올까 정치인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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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금융인이 올까 정치인이 올까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5.29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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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한국거래소 등도 ‘여의도 낙하산 경계령’
금융권, “전시상황…정치인보다 전문가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수펙스홀에서 열린 2020 서울대 증권금융연구소포럼 '규제와 한국의 경제 생태계'에 참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수펙스홀에서 열린 2020 서울대 증권금융연구소포럼 '규제와 한국의 경제 생태계'에 참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임기를 모두 마칠 수 있을까. 최근 여의도 정가를 중심으로 '금감원장 교체론' 풍문이 떠돌았다. 일단 해프닝으로 그치는 분위기지만, 수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한국산업은행, 한국거래소 등에도 '여의도 낙하산 경계령'이 퍼진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지금이 금융위기 직전이라며 '정치인보다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헌 교체론과 정치인 하마평

금감원은 최근 잇따라 일어난 금융권 악재에서 체면을 구겼다.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에서 자신들의 감독책임은 외면하고 금융권에만 중징계를 내렸다.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에서도 감시소홀, 나아가 '방치'논란이 일었다. 급기야 지난 3월 금감원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통화옵션계약) 배상 요구도 '원칙없는 움직임'이라면서 은행들이 거부하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화살은 윤 원장에게 향했다. 금융소비자원은 윤 원장을 향해 '기회주의적 처신'이라는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청와대도 감사에 착수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침 측근인 원승연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 교체설도 돌았다. 윤 원장 교체론이 대두된 배경이다.

그러나 곧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면서 윤 원장은 기사회생했다. 오히려 위기상황에서 금감원 리더십을 흔들면 곤란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금융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 27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코로나19만 없었다면 지금도 윤 원장 교체론이 들끓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교체됐을지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일단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니 다른 잡음을 만들지 말자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뉴시스
금융감독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맡을 것이라는 풍문이 도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뉴시스

금융권 "전시상황…정치인보다 전문가 필요"

윤 원장 교체론은 일시 진화됐지만 이를 계기로 금융권에서 공유되고 있는 인식은 '정치인 낙하산'에 대한 경계령이다. 지난 25일을 전후해 정가에선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 또는 정무위원장을 지낸 민병두 의원이 차기 금감원장에 내정됐다는 '지라시'들이 돌았다. 

대상은 금감원만이 아니었다. 이동걸 회장의 임기가 오는 9월에 끝나는 한국산업은행과 정지원 이사장의 임기가 11월에 끝나는 한국거래소도 '정치인 낙하산' 경계령이 내렸다. 민 의원이 한국거래소 이사장직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는 내용을 포함해, 몇몇 금융권과는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는 정치인들이 산은 회장 후보군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나마 한국증권연구원(현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을 지낸 증권분야 전문가인 '경제통' 최 의원의 경우엔 좀 낫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정치권 인사에 대한 우려가 업계 전반에 흐르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직 금융권의 한 인사는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최 의원은 그래도 전문가라고 봐야 한다"면서 "민 의원도 정무위원장을 지냈기에 나름 잘 알 수 있지만, 지금은 완전 '전시상황' 아닌가. 확실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일이 산적해있거나 하는 경우라면 정치인도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정부에서 내려오는 정책을 소화하기도 바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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