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미향 감싸기…보수도 그렇게 몰락하지 않았나?
[기자수첩] 윤미향 감싸기…보수도 그렇게 몰락하지 않았나?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6.01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 조국사태와 통합당 총선참패에서 배우지 못했나
본질 흐리고 프레임 짜기에만 고심…공감 능력 회복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기자회견에서 반전은 없었다. 특히 윤 의원 개인의 부족함, 혹은 일탈보다 더 실망스러웠던 것은 윤 의원의 해명 태도와 민주당의 무작정 감싸기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일본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1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해체와 윤 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야권을 중심으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윤 의원은 버티기에 돌입했다.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으로 해명이 됐다는 입장이다.

기자회견에서 반전은 없었다. 특히 윤 의원 개인의 부족함, 혹은 일탈보다 더 실망스러웠던 것은 윤 의원의 해명 태도와 민주당의 무작정 감싸기다. 

윤 의원과 정의연을 둘러싼 해당 사건의 본질은 기자가 한 차례 지적한 바와 같이 한국 시민단체들이 안고 있던 아마추어 틱한 과제들이라고 생각한다(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2937). 그러나 윤 의원과 민주당은 정의연의 활동 성과와 가치만 되풀이해서 언급하면서 본질을 흐리고 있다. 

해명 기자회견 장소를 국회 소통관으로 잡으면서 '사퇴가 없을 것'이라는 정치적인 메시지를 끼워 넣은 것도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또한 해명과 사과 속에서 진정한 피해자이자 단체의 존립 이유였던 피해자 할머니들이 소외돼 온 것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 심지어 일각선 윤 의원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이용수 할머니를 향한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다. 뜬금없는 '반일 프레임'도 등장했다.

정의당도 윤 의원과 민주당의 대열에 사실상 동참했다. 정의당은 5월 29일 "검찰 조사에서 의구심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라며 사실상의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윤 의원과 이러한 민주·정의당을 보는 세간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고공행진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1일 6주만에 50%대로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조국 사태'가 생각난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제기된다.

윤 의원과 민주당의 행태는 조국 사태를 넘어 보수의 몰락 과정을 떠오르게 한다. 태극기 부대 등 극우에 집착하고 '빨갱이 프레임'을 벗지 못하다가 선거를 잇따라 참패한 바로 그 모습이다. 자신들만의 정의 틀에 갇힌 채 상식 선을 무시한 결과였다.

'진보진영'으로 묶을 수 있는, 윤 의원을 포함한 민주·정의당도 같은 우를 범하고 있다.

진보진영이 NL(National Liberation·민족해방)이념에 포획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태극기 부대와 NL은 이념의 벡터가 다를 뿐, 이미 국민들의 보편적 정서 밖으로 벗어난 의견·사상이라는 점은 유사하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27일 "민주당 지도부와 실세들이 NL 운동권 마인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고 분석하거나, 민주노동당원 출신인 나연준 제3의길 편집위원이 지난달 29일 "정의당은 정의는 끊어도 엔엘(NL)은 못 끊지"라고 비판한 까닭이다.

윤 의원이 국회에 들어간 최초의 의미는 이미 빛이 많이 바랬다. 민의를 대의(代議) 할 수 없는 의원이 국회에 있을 필요가 있을까. 민주당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윤 의원 지키기가 아니라 공감능력의 회복처럼 보인다. 이 사안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조국 사태'때도 분노하지 않았던 일부 중도층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공감능력을 잃고 여론과 동떨어진 사고에 갇힌 정치집단은 수명이 짧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금융팀/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行人臨發又開封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