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의존하는 10대 건설사들…‘코로나19·신사업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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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의존하는 10대 건설사들…‘코로나19·신사업 영향’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6.08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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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10대건설社, 차입금 규모 14.19%↑·차입금 의존도 1.87%p↑
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차입금 규모·의존도 증가폭 가장 높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10대 건설사들의 차입금 규모, 차입금 의존도가 늘고 있다 ⓒ 시사오늘
10대 건설사들의 차입금 규모, 차입금 의존도가 늘고 있다 ⓒ 시사오늘

국내 10대 건설사의 빚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전후로 지속되고 있는 업황 침체에 따른 부담,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신사업에 투입되는 비용 등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업체 사업보고서,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호반건설을 SK건설로 대체)의 전체 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채무)+사채+장기차입금)은 약 20조 원 규모로, 지난해 말(약 17조 원) 대비 14.19% 늘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차입금/총 자산)도 13.54%에서 1.87%p 증가한 15.41%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全 부문)의 경우 차입금은 2019년 말 3조4173억 원에서 2020년 1분기 말 3조7373억 원으로 9.3%, 차입금 의존도는 7.44%에서 8.81%로 1.37%p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의 차입금은 8.63%, 차입금 의존도는 0.31%p 증가했으며, 대림산업도 차임금은 13.85%, 차입금 의존도는 1.57%p 늘었다.

GS건설은 5대 건설사 중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 증가폭이 가장 확대됐다. GS건설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2조7167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3조3733억 원으로 24.16%, 차입금 의존도는 20.62%에서 23.87%로 3.25%p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도 차입금 의존도가 3%p 이상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가 가장 늘어난 업체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5863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조5억 원으로 무려 70.64% 증가했다. 다만, 차입금 의존도의 경우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이 9620억 원이나 늘어나면서 5.44%p 높아지는 데에 그쳤다.

이밖에 포스코건설도 올해 1분기 차입금 규모, 의존도가 전년 말 대비 각각 11.04%, 1.14%p 증가했다.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가 하락한 업체는 롯데건설(별도기준)이 유일하다. 롯데건설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1242억 원에서 1조1079억 원으로 1.4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0.79%p 떨어졌다.

SK건설(별도기준)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차입금 규모는 증가했으나, 차입금 의존도는 소폭 줄었다.

10대 건설사(호반건설 제외, SK건설 대체) 2019년 말 차입금 규모, 차입금 의존도와 2020년 1분기 차입금 규모, 차입금 의존도 비교. 각社 사업보고서, 분기보고서 중 발췌, 연결기준(롯데건설, SK건설은 별도기준), 차입금=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채무)+사채+장기차입금. ⓒ 시사오늘
10대 건설사(호반건설 제외, SK건설 대체) 2019년 말 차입금 규모, 차입금 의존도와 2020년 1분기 차입금 규모, 차입금 의존도 추이 각社 사업보고서, 분기보고서 중 발췌, 연결기준(롯데건설, SK건설은 별도기준), 차입금=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채무)+사채+장기차입금. ⓒ 시사오늘

이처럼 10대 건설사들이 빚에 의존하는 이유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투명성 희석, 포스트 코로나 시대 먹거리 창출 등에 투입하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실제로 10대 건설사 중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 증가폭 상위권인 GS건설의 경우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신사업부문 사장이 모듈러, 태양광, 자산운용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채와 차입금이 대폭 늘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에도 아시아나 인수에 나서면서 차입금 규모가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쇼크가 점차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빚에 의존하는 건설사들도, 그 빚의 규모도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대부분 재무건전성이 나쁘지 않았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5곳 이상이 전년보다 차입금을 줄였고, 현금 비중을 높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당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건설업체의 빚도 빠른 속도로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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