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고용보험’ 이슈화에 긴장하는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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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고용보험’ 이슈화에 긴장하는 보험사들
  • 김병묵 기자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6.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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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 추진 움직임…특수고용직 40만 명 어쩌나
설계사 사이에서도 ‘찬반’ 갈려…‘보험 먹튀’도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정우교 기자]

ⓒ뉴시스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용보험 확대를 주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정치권에서 불거진 '전 국민 고용보험'논의에 보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고용보험이 확대될 시 적용되는 특수고용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보험설계사 들이기 때문이다. 당장 예상되는 비용도 거액인데다, 고용보험만 들고 회사를 그만두는 '보험 먹튀'들에 대한 대책도 아직 없는 상태다.

文 띄우고 朴 불붙인 '전국민 고용보험'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임시직과 일용직, 특수고용노동자 등 취약계층에 고용 충격이 집중적으로 일어나 불평등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며 "1차 고용안전망인 고용보험의 혜택을 확대해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3주년을 맞아 진행한 대국민 특별연설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기본소득보다 정의롭다"고 주장하며 다시 불이 붙었다.

여권에서는 이를 위한 준비가 착착 추진 중이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특수고용직 근로자를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고용보험법 개정이 준비 중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8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고용노동부에서 나오는 안을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당 차원에서 지금 심도있는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 당직자도 같은 날 "정의당은 정의당 안을 따로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취지엔 대체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긴장하는 보험업계…설계사들도 찬반 갈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보험업계의 긴장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약 22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 중, 산재보험 적용 대상인 9개 직종 77만여 명의 고용보험 가입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42만여 명이 보험설계사다.

지난 2017년 한국노동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3.7%의 보험설계사들만이 고용보험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고 있으며, 본인 부담비율은 86.1%에 달한다. 

이들에게 사업자와 본인이 절반씩 부담하고 있는 임금노동자 고용보험을 적용하면, 보험사는 약 월 173억 7000만 원, 1년이면 2084억 4000만 원의 고용 보험비가 지출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보험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1조 4662억 원임을 감안할 때 약 14% 수준에 달한다.

보험업계는 신중한 태도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현재 논의중인 고용보험은 통상적인 형태가 아닌 것으로 안다.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기 전에 보험사의 실익을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비용과 순익 측면에서 본다면 보험사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험사의 부담과는 별개로, 고용보험 적용 대상자인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서도 정부의 정책에 찬반이 갈리는 모양새다.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보험설계사의 경우, 개인사업자에서 임금노동자로 입장이 변하기 때문에 추가 세금 등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같은 날 "보험 설계사들 사이에서도 찬성과 반대 의견이 나누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개인사업자 때와 이해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직이 잦은 보험설계사들의 특성상 고용보험 혜택만 받고 퇴직을 반복하는 이른바 '보험 먹튀'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직 한 보험설계사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반년마다 회사를 옮겨 다니는 분들도 많다"면서 "고용보험이 정규직으로 적용되면 그 혜택만 보려는 사람들이 틀림없이 생길 것이고, 결국 회사에서 대책을 세우려다 보면 새로운 불이익이 생길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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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행동하라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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