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국내외 수주침체에도…‘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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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국내외 수주침체에도…‘희망을 본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6.11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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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공공수주·민간수주 '최저치'…코로나19 後 해외수주 '급감'
건설경기지수 반등 성공·해외수주도 낙관론 나왔지만…산적한 변수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수주환경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최근 분위기 반등 조짐을 보이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다만, 곳곳에 변수가 산적한 상황인 만큼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월간건설경기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31.3% 감소한 9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달 10% 이상 증가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지난 3월 13.1% 줄어든 데 이어 2개월 연속 감소로 침체가 깊어진 것이다.

내용도 좋지 않다. 공공수주는 전(全)공종에서 부진해 전년 동월보다 16.5% 떨어진 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4월 실적으로 최근 4년 간 최저치다. 민간수주도 모든 공종에서 감소하며 전년 동월 대비 35.2% 줄어든 7조2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4월 실적으로 6년래 최저치다. 세부 공종별로는 토목의 경우 조경, 상하수도 등을 제외한 도로, 철도 등 나머지 공종에서 급감했으며, 건축 공종은 주택, 공장, 사무실 등 모든 공종에서 부진했다.

재건축·재개발 관련 수주 역시 전년 동월보다 28.1% 감소한 1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재건축 수주는 706.9% 급등한 1조3000억 원을 보인 반면, 재개발 수주(3000억 원)가 84.9% 떨어지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이다. 

해외수주는 악화일로다. 해외건설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5월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수주는 18억2500만 달러(약 2조1800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17억7000만 달러) 대비 3.10%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56억4600만 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67.67% 줄어든 수준이다.

6월 수주 상황도 신통치 않은 눈치다. 지난 10일 기준 이달 해외건설 수주는 약 5억2700만 달러(약 6300억 원)로, 전년 동월(30억340만 달러) 대비 82.45%에 그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전월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 건설업계가 침체 분위기에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 pixabay
국내 건설업계가 침체 분위기에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 pixabay

이처럼 국내외 수주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그래도 희망적'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5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4.2p 상승한 64.8을 기록했다. CBSI가 올랐다는 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늘었다는 의미다. 연초 70대였던 CBSI가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지난 3월 59.5, 지난 4월 60.6 등으로 급락한 점을 감안하면 확실한 반등 신호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달에는 다시 70선을 회복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측은 "정부 지원정책 등으로 가계소비가 일부 회복하는 등 내수 경기가 회복된 영향이 반영됐다. 구체적으로는 신규 공사수주와 건설공사 기성이 급격히 나빠졌던 게 다소 진정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60선 중반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6월에는 70선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수주도 오는 하반기 '터키 고속철도 사업'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 입찰이 예정된 상황인 만큼, 미중 무역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실적이 부진했던 지난해보다는 개선된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다만, 국내외 곳곳에 변수가 산적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수주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이 분명 호재긴 하지만 정권의 기본 기조가 있기 때문에 건설업계가 얼마나 그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약속된 공공사업들이 조기 발주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점차 확대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주 활동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수주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당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유가, 환율이 어떻게 될지 누구도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전염병 상황에 따라 하반기에 예정된 대형 프로젝트들이 내년으로 미뤄지거나 아예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 보다 더 조심스러운 수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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