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네이버·카카오 빅테크의 위협…혁신금융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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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네이버·카카오 빅테크의 위협…혁신금융 이대로 괜찮은가?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6.22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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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이미지는 내용과 무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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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심상치 않다. 이들 두 기업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디지털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큰 수혜를 입었고, 미래 성장 가능성 또한 크게 점쳐지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페이, 네이버콘텐츠 등을 통합한 멤버쉽 서비스를 내놓으며, 구독경제에 맞게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또 최근 미래에셋과 손잡고 네이버통장을 출시한 데 이어 대출, 마이데이터 사업, 보험업까지 금융업 전반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메신저인 카카오도 금융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 등 광고 및 커머스 사업에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최근 카카오페이증권을 설립한 지 4개월만에 20만 계좌 가입을 돌파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첫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2030세대에 맞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며, 디지털 금융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았다.

디지털 시대에 두 기업의 장점과 매력은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디지털·모바일로 시작한 이들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미래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가 네이버·카카오의 기업 가치는 빠르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프라인·대면 서비스 구조로 이루어진 기존 산업들이 이들을 넘어서 올라설 수 없는 것은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

더욱이 기술기업들이 금융업 등 새로운 사업에 발을 들이기 위한 장벽은 낮아지는 추세다. '혁신 성장'이라는 명목 하에 핀테크 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 혜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특혜는 네이버, 카카오 등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고스란히 누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의 후불 결제를 허용하는 법안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은행, 카드업체 들의 대출 서비스와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기존 금융사들은 건전성, 수익성 등을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규제와 관리를 엄격히 받고 있지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금융 규제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문제는 이들이 독보적인 위치에서 미래에 돈이 될만한 사업들을 매섭게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다음, 야후 등을 제치고 국내 포털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웹툰, 뉴스 등 콘텐츠 사업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게 되면서, 기업을 감시해야할 언론사들도 네이버 포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더 나아가서 금융, 데이터, 자율주행 산업까지 눈독 들이고 있다. 카카오도 국민 메신저로 독점적 위치를 점하고 있으면서, 카카오 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국내 생활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오늘날 자본주의의 문제는 '독과점'으로 인한 경쟁의 부재라고 밝힌 미국의 경제전문가, 조너선 테퍼(Jonathan Tepper)는 "자본주의 문제의 시작은 특히 정보기술(IT) 산업의 독점 구조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90%에 달하고,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이렇게 소수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 자유 경쟁은 사라지고, 이들이 노동자와 소비자들을 지배하면서 소수의 힘있는 자들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 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네이버·카카오의 독점적인 위치가 과연 국내 혁신 성장과 균형적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할 시점이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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