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계속된 고용 악화…마스크 속 ‘청년’들은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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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계속된 고용 악화…마스크 속 ‘청년’들은 울고 있다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0.06.23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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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악화는 청년에게 가장 취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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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모 씨(25‧여)는 지난 5월,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합격했다. 주말 이틀 간 8590원의 최저시급을 받는 이 자리에는 무려 60명이 지원했다. “편의점 알바 경력이 있어서 된 것 같다”며 씁쓸하게 웃어보이던 그 역시, 아르바이트를 구한 지 3개월 만의 합격이었다.

지난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지 23일 기준 156일 째다. 156일의 시간은 두꺼운 외투에서 얇은 반팔로 바뀐 옷차림만큼, 청년들의 구직 시장도 통째로 바꿔놓았다. 

10대 대기업 중 올해 상반기 대졸 공채가 열린 곳은 삼성, SK, 포스코, 롯데 등으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중 LG, KT 등은 공채에서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으며, 항공사처럼 채용이 아예 중단된 곳도 있었다. 또한 채용에 나선 기업조차도 모든 직렬의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인 실정이다.

공대생 박모 씨(28‧남)는 “삼성만 세 번째 지원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서탈(서류 탈락)했다”며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채용인원도 줄었는데, GSAT(삼성직무적성검사)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서류 합격자를 평소보다 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도 서탈하면 영원히 취업을 못하는 게 아닐까 두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채용을 유지하고 있는 공공기관 역시 합격이 쉽지 않아졌다. 올해 상반기 인문‧사회계가 주로 지원하는 행정직(일반사무직)의 경우, 1명 채용하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863명이 몰려 86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명 뽑는 코레일 유통에는 2380명이 지원해 595대1을, 1명 채용하는 전략물자관리원에는 506명이 지원해 506대1의 경쟁률이었다.

인문대생 지모 씨는(24‧여)는 “문과 취준생들은 요즘 서류만 붙어도 박수쳐주는 분위기”라며 “사기업 취업이 어려워진 탓에, 서류 적부심사로 필기시험 가기도 쉽고 채용도 꾸준히 있는 공기업으로 많이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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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29세 이하 청년들이 2만 500명으로 가장 높았다.ⓒ뉴시스

코로나19에 따른 청년들의 고용 악화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코로나 직전 6개월 동안 7%대를 유지하던 청년 실업률은, 통계청(KOSIS)에 따르면 2020년 5월 10.2%가 됐다. 이는 2월을 시작으로 3개월 간 9%대를 유지하다, 5월에 10%를 넘어선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29세 이하 청년들이 2만 500명으로 가장 높았다. 구직급여는 실직 이후 근로자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지급하는 것으로, 실업급여의 일종이다.

청년 고용률 역시 코로나 직전 6개월 동안 44%대를 유지했으나, 2월을 기준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4월에는 고용률 40.9%(365만 명)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의 청년 미취업자 의무고용 비율을 3%에서 5%로 상향조정하는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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