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적 공동발전 내걸었지만…” 파산 위기에 길잃은 이스타항공·인수자 제주항공도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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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적 공동발전 내걸었지만…” 파산 위기에 길잃은 이스타항공·인수자 제주항공도 ‘전전긍긍’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6.23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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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제주항공은 2일 이스타홀딩스로부터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51.17%)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을 맺었다. ⓒ각사 제공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의 M&A 작업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각사 제공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 및 공동 발전을 내걸고 기업결합을 추진했던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의 M&A 작업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양사간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미충족된 선결조건들을 두고 입장차가 커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실에 임금체불 문제까지 불거지는 등 파산 위기에 처한 이스타항공으로서는 계약 선행조건들을 자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계약 무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주항공 역시 인수의지는 변함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업황 부진으로 인한 기초체력 고갈 속 부실 기업 리스크까지 떠안아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오는 29일로 알려진 인수합병 거래종결 시한을 앞두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협상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공시 상에는 양사가 거래 선행조건을 모두 충족해 상호합의하는 날로 그 시한을 정해둔 만큼 당장의 협상 결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반대로 계약 접점 역시 좁히지 못하고 있어 큰 의미를 둘 수 없는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이스타항공이 계약 선결조건 중 하나인 타이이스타젯의 항공기 임차 지급보증에 나섰던 것을 해소하지 못한데다,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250억 원 규모의 임금체불을 두고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 영향이 컸다. 임금체불 건과 관련해서는 변제 여력이 없는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 측에 일정 금액 분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기까지 한다. 이에 제주항공은 인수 계약에 포함되지 않는 별개 문제를 가지고 협상에 나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선결해야 할 문제를 인수 협상자인 제주항공에까지 전가하려 했다는 점은 파산 위기에 내몰린 급박한 경영사정을 여실히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이는 계약 선결조건을 자체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상황으로도 이어져 이번 인수합병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에만 90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올해 1분기에는약 410억 원의 분기순손실이 이어졌고, 지난 3월에는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이 모두 중단되는 등 수익 구조가 전무해졌다. 결국 제주항공으로의 인수만을 바라보고 있는 데, 계약조건 불이행에 따른 협상 난항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셈이다.

여기에 이사·감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총 소집 건도 양사간의 반목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타항공은 계약 종결 전 의무사항으로 오는 26일 임시 주총을 소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제주항공은 계약 선결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이사와 감사 후보를 추천할 이유도 없거니와 권한도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러한 상황 속 인수자로 나선 제주항공 역시 부담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표면적으로는 이스타항공의 계약 선행 조건 불이행이 기업결합의 장애물로 자리잡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극한의 비용절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의 부담까지 떠안아야 할 수 있어서다.

제주항공은 투자 보고서 상에서도 이를 명시하며 위험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기업결합이 완료될 경우 이스타항공의 재무위험이 전이될 가능성과 더불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현금흐름 순유출 등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체불 임금 문제는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부담해야 한다. 임시주총 역시 계약 선결조건이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회사로서는 후보를 추천할 이유도 없고 권한도 없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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