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늘어가는 금융사 공적 역할…‘보이스피싱도 책임진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점점 늘어가는 금융사 공적 역할…‘보이스피싱도 책임진다’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6.24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에게 고의·중과실 없으면 원칙적으로 금융회사에 배상책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최기영(왼쪽 네번째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시연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기영(왼쪽 네번째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시연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금융 보이스피싱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A씨는 '정부지원 대환 대출' 문구가 적힌 문자를 받고, 이자 부담이 컸던 대출상품을 저금리로 바꿔준다는 말에 혹해서 문자에 찍힌 전화번호를 눌렀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고, A씨는 이들로부터 1000만원 상당의 사기 피해를 당했다.

24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보이스피싱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올해 1월 81건이었다가, 2월 58건으로 다소 줄었으나 3월 8건, 4월 98건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몇 년 간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연간 발생건수로 지난 2017년 584건, 2018년 722건, 2019년 976건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날이 갈수록 다양한 신종수법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나오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됨에 따라 대포폰, 악성앱 등을 활용한 통신서비스 부정사용도 증가하고 있다.

다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민간사업자, 정부의 대응 노력 등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올해 피해 규모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액은 2177억원이었으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피해규모는 1220억원(잠정)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범죄수법, 수단 등이 갈수록 지능적이고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당국과 금융회사는 보이스피싱의 사전 예방을 위해 적극 나섰다.

구체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금융회사 등의 배상책임이 대폭 강화된다. 금융 소비자의 고의 및 중과실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배상책임을 지도록 한다.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통로로 이용되는 금융회사들이 금융인프라 운영을 책임있게 구축하도록 유인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는 올 3분기 중 디지털 신기술, 편리성,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분야 인증·신원확인 제도혁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재난문자처럼 관련 경고문자를 지속적으로 발송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행안부)와 협의해 추진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4일 오전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신 분야의 신기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 시연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한은행, 인피니그루, 후후앤컴퍼니 등이 개발한 보이스피싱 예방 신기술을 선보였다.

이날 신한은행은 악성앱 등의 보이스피싱 상황이 감지되면, 모바일 앱을 원격으로 강제 종료시키고, 악성앱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또 의심거래 탐지 및 방지를 위해 거래패턴분석 등을 통한 딥러닝 기반의 '신한 Anti-피싱 플랫폼' 기술을 시연했다.

후후앤컴퍼니의 기술은 AI기술 및 성문(Voice Print)분석을 통해 보이스피싱범을 특정하거나 탐지해 사용자로 하여금 보이스피싱 위험을 경고한다. 또 보이스피싱 악용을 위한 통화 가로채기 앱의 탐지 기술을 통해 관련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또 인피니그루는 실제 보이스피싱범이 사용하는 악성앱을 설치한 후 이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신한은행 Anti-피싱 플랫폼'에 전송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은성수 위원장은 "이번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방안' 으로 금융·통신을 이용한 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피해는 촘촘히 구제할 수 있게 됐다"면서, "국민들께서 금융과 통신 서비스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경제의 신뢰 기반' 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