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펀드사고…증권범죄합동수사단 부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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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진 펀드사고…증권범죄합동수사단 부활할까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6.25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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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외양간이라도 잘 고쳐야”…국민의당 ‘당론추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사태가 또다시 터지며, 금융범죄를 다룰 수 있는 강력한 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권·정치권 일각선 지난 2월 해체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이른바 '옵티머스 쇼크'로 불리는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사태가 또다시 터지며 증권 관련 금융범죄 대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라임 사태'에 이어 이번 '옵티머스 쇼크'가 정·관과 연루돼있다는 의혹마저 돌면서, 금융범죄를 다룰 수 있는 강력한 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금융권·정치권 일각서 지난 2월 해체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는 배경이다.

합수단은 지난 2013년 만들어졌었다.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금융 관련 유관기구에서 파견된 인력을 검찰이 지휘하는 형식의 합동수사단이었다. 증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범죄에 특화된 합수단은 출범하자마자 6개월 만에 주가조작사범 48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 231억 원 상당을 환수조치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한동안 금융범죄 수사의 일선에 서 있었다.

그러나 합수단은 지난 2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특수부가 폐지되면서 함께 폐지됐다. 합수단이 맡고 있던 금융범죄들은 공판팀과 금융조사 1·2부로 재배당됐다.

하지만 금융범죄가 나날이 늘어나고, 또한 그 성격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합수단이 부활해야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합수단은 해체될 당시 약 2조 원 대의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사태'를 수사하고 있었다. 합수단은 라임사태가 터지자 서울 중앙지검 3명, 동부지검 1명등 4명의 금융수사전문검사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라임사태 수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왔다. 당시에도 합수단 해체로 라임사태의 수사 진행이 차질을 빚을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라임사태 뿐 아니라 올해만 해도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 디스커버리운용의 부동산 대출 펀드, JB자산운용의 영국 루프탑 펀드 등이 환매 연기되는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졌고, 그 배경이 수상한 경우 이를 밝히기 위한 검찰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터진 '옵티머스 쇼크'는 벌써부터 '제2의 라임사태'라고 불린다. 천문학적 금액의 환매 중단 사태라는 점을 비롯해 유사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4일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최근 옵티머스운용 임직원 등을 사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조사 1부에 배당하고, 옵티머스 대표 등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금융관련 변호를 주로 맡아온 법조계의 한 인사는 2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금융범죄는 나날이 늘어가고 더 지능적으로 변하는데, 합수단은 폐지는커녕 강화해야 하는 성격의 기구였다"면서 "그야말로 정치적 유탄을 맞은 꼴이다. (폐지가)시대에 역행하는 판단이 된 것 같아 아쉽다"고 주장했다.

금융권의 한 핵심관계자 역시 같은 날 "잦은 금융사고는 결국 금융권 전체의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라며 "터진 건 어쩔 수 없지만 외양간이라도 잘 고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금융범죄를 전담하는 기관은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또한 펀드 관련 사건 중 상당수가 정관계 인사들이 얽혀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검찰 내 별도기구가 움직여야 제대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옵티머스 쇼크'만 해도 옵티머스의 창업자인 이혁진 전 대표가 제19대 총선에 출마했던 이력이 있는가 하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자문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여권과의 연관성에 대한 풍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 정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25일 기자와 만나 "합수단 폐지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작품이나 마찬가지다. 본인이 사모펀드 비리 의혹으로 곤란하던 상황에서 합수단 같은 기구를 없앤 것은 의미심장하지 않나"라며 "더 독립적이고 덜 정치적인 기구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공수처보다 사실 더 시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정치권 일각선 실제로 합수단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4월 "문재인 정부가 없앤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부활하고, 중요 사건은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수사 과정을 비공개할 수 없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당 장지훈 부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합수단 부활 추진은 여전히 (국민의당의)당론"이라며 "원내에 있는 의원들이 추진하실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특별수사단 설치·운영시 장관 승인을 받도록 지시를 내린 바 있어, 합수단의 부활은 추가 입법을 통해 이뤄져야 할 확률이 높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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