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전술’ 내놓은 이스타항공…제주항공에 공 돌렸지만 온도차 여전
‘벼랑끝 전술’ 내놓은 이스타항공…제주항공에 공 돌렸지만 온도차 여전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6.29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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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이상직 의원 일가 지분 헌납으로 오너리스크 털어내…계약 선결 조건 미충족 앞세워 ‘선 긋는’ 제주항공
제주항공 책임론 압박카드 내세웠지만 총체적 난국…임금체불 해소는 커녕 빚갚기도 모자라 위기감 여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br>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제주항공과의 M&A 난항으로 인해 벼랑 끝에 내몰렸던 이스타항공이 최후의 카드를 내밀었다.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족 소유의 이스타홀딩스(지주사) 지분 100%를 회사에 헌납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주주가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것이어서 기업결합 협상의 모든 공을 제주항공으로 떠넘긴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스타항공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상직 의원의 입장을 대리 전달하는 한편 제주항공의 M&A 계약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그간 제주항공과의 M&A 협상이 계약 조건 미충족으로 인한 교착 상태에 빠지며 무산 위기로까지 번진 바 있다. 특히 완전자본잠식 등 극심한 경영난 속에서 오너일가의 불법승계 의혹과 임금체불 논란 등 잡음들이 새어나오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상직 의원이 돌연 전향적 입장을 취해 업계의 눈길을 모았다. 지주사 지분 전량 반납과 더불어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를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등 오너리스크 해소에 나선 것. 이같은 행보는 제주항공으로의 인수만이 유일한 회생법인 이스타항공의 절박한 상황과 더불어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된 이상직 의원의 정치 생명 및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셈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이스타항공은 해당 소식을 전달함과 동시에 제주항공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제주항공이 당초 약속한 대로 인수작업을 서둘러주기를 바란다"며 "지금의 경영난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확실한 인수의사를 표명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스타항공의 입장 정리와 압박 공세로 인해 인수주체인 제주항공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입장이 돼버렸다. 이스타항공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는 제스처를 취함과 동시에 제주항공에 대한 일정 부분의 책임론까지 우회적으로 암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의 자체 기자회견인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도, 내부적으로 상황을 파악 중이라는 입장이다. 인수 의지는 변함없지만, 사전에 어떠한 내용도 회사를 통해 전달받은 바 없는 만큼 별도의 입장은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음에도, 이번 인수합병 과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간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미충족된 선결조건들을 이스타항공이 자체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 과정의 불협화음을 제주항공 측의 탓으로 몰아붙이기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이상직 의원 일가의 차익 포기 선언이 사실상 '발빼기' 꼼수라는 비판으로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이 의원 측이 이스타항공에 반납하기로 한 지분의 매각 차익만으로는 각종 부채 및 세금 등에 대한 상환만으로 벅찬 실정이어서다. 진정성있는 임금체불 해소 방안이 아닌 되려 모든 비용을 회사에 전가하는 무책임한 태도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스타항공 측 역시 오너 일가의 통큰 결단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마이너스딜 관련 질문과 매각대금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는 등 그 한계를 스스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근로자 대표 측과 조종사 노조간의 입장차도 여전해 고성이 오가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점은 내부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는 어지러운 상황이 그대로 반영됐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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