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금융시장, 은행 수장들의 하반기 경영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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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금융시장, 은행 수장들의 하반기 경영전략은?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6.30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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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장들, 한 목소리로 ‘디지털·비대면’ 전환·대응 강조
저금리 기조에 하반기 ‘경고등’…수익성·건전성 관리에 방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우려에 ‘대손충당금’ 확충 필요성 대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올 하반기는 금융시장에서 큰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산업의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인해 경기 불안정과 산업 측면에서 급속한 비대면·디지털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오늘 김유종
올 하반기는 금융시장에서 큰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산업의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인해 경기 불안정과 산업 측면에서 급속한 비대면·디지털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오늘 김유종

올 하반기 금융시장에서 큰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산업이 본격화 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인한 경기 불안정과 산업 측면에서의 급속한 비대면·디지털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은행권은 통화 유동성 확대로 인한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순이자마진이 감소하는 등 하반기부터 수익성 감소가 더욱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충당금 확충의 필요성을 직접 강조하고 나섰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30일 오전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은행권에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은행권은 대손충당금 확대, 지점 통폐합 등으로 악화된 수익성으로 인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국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수장들은 이같은 위기의식을 인식하고, 이에 따른 하반기 경영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하반기 경영목표를 연초 계획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비용 절감과 보수적인 대손 비용 적립을 통한 건전성 관리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하반기에 경기침체와 초저금리 지속에 따른 은행업의 저마진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언택트 정착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으로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방침을 내비쳤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얼마전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낮추면서 (하반기) 이자이익은 줄어들고, 전반적 시장 여건도 악화되고 있어 비이자 실적도 내려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면서, "전사적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진 행장은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에 대응해 "신한은행은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해 모든 은행 업무를 모바일로 가능하게 하는 '풀뱅킹' 장점을 살려 금융자산 솔루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면서, "초개인화 마케팅 체계를 구현시키고, 20대, 시니어, 자산가 등 타겟 고객군별 맞춤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추진 중이다"고 전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비대면·디지털화 가속에 따른 점포 수 감소와 관련한 대응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37개의 점포를 통폐합 했으며, 하반기에는 15개 점포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허인 행장은 "지역본부 단위 협업을 강화하고 각 지역 환경에 맞게 점포 형태를 다양화할 것"이라며 "고객 금융 편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점포 운영 효율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행장은 디지털 혁신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은 오는 10월 중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산시스템인 'The K 프로젝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 2월부터 이 프로젝트를 영업점에 선적용해 '영업점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스마트 텔러 머신(STM)' 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무인점포 수준의 서비스 제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편, 최근 은행권의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은행 경영환경 전망 및 주요 경영과제'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도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더러 대출자산 확대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은행권의 예대마진은 1.6%로, 지난 2008년 12월 1.31%를 기록한 이래로 월별 최저 수준을 보였으며,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 및 투자가 위축되면서 무역금융, PF 관련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도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경제전망 하향, 개별 여신의 신용위험 증가 등으로 인해 대손충당금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향후 은행들의 신규대출 공급 여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돈을 빌려준 후 돌려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회수 불가능한 채권금액을 미리 합리적으로 추정, 수익의 일부를 쌓아두는 자금을 말한다. 즉 충당금이 높을수록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줄지만, 건전성을 높아진다.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그룹들이 대손충당금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국내 금융그룹의 1분기동안 쌓은 대손충당금은 신한금융 2586억원, KB금융 2435억원, 우리금융 750억원, 하나금융 929억원으로 총 7305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보다 금액을 확충해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으로 금융업 전반에 큰 변화와 더불어 카카오·네이버 등 ICT기업의 금융업 진출, 오픈뱅킹의 확대 등으로 은행 산업 내 시장경쟁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은행들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고객 수요에 맞는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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