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온라인상의 ‘광화문 광장’이다. 현실적으로 해결 가능한 청원은 많지 않지만, 현 시점에서 국민들이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때문에 <시사오늘>은 지난 한 달 동안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떤 청원이 제기됐는지를 살펴보면서 ‘민심(民心)’을 추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멈추라”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조용했다. 20만 회 이상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 답변 기준을 충족한 청원은 단 한 건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한 건의 파괴력이 컸다. 최근 전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반대 청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청원자는 “비정규직 철폐 공약이 앞으로 채용 과정에서 비정규직 전형을 없앤다든지, 해당 직렬의 자회사 정규직인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아르바이트처럼 기간제로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그 안에서 시위해서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과 복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던 와중 이번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다.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될 것”이라면서 “이곳에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인가.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는 게 평등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사무 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며 “누구는 대학 등록금 내고 스펙 쌓고 시간 들이고 돈 들이고 싶었겠느냐. 이건 평등이 아니라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자는 “철도공사만 봐도 역무·승무가 사무영업으로 들어오면서 사무영업 티오가 확연히 줄었다”며 “이게 과연 청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모두가 잘 사는 정책인가. 무분별한 비정규직의 정규화를 당장 그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전환대상자 총 9785명 중 여객보안검색 1902명을 비롯한 2143명을 직접 고용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취업준비생을 중심으로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고 대통령이 시혜를 베풀 듯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여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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