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3세 경영승계 마무리됐지만…오너리스크 속 모럴해저드 부각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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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3세 경영승계 마무리됐지만…오너리스크 속 모럴해저드 부각 어쩌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6.30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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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사장, 조양래 회장 지분 전량 사들여 최대주주 등극…경영권 차지에도 형제간 반목·도덕적 해이 극복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한국타이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오너일가의 3세 경영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모습이다. 경영에서 손을 뗀 조양래 회장이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 대신 핵심 계열사를 맡고 있는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사장을 후계자로 낙점, 보유하고 있던 지주사 주식 전량을 넘긴 것.

이같은 일사천리식 지분 승계작업은 그룹 경영권 향방을 명확히 함으로써 형제간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 회장의 셈범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후계자로 올라선 조현범 사장이 횡령·배임으로 1심 유죄판결을 받은 후 회사 대표이사직까지 내려놓은 상황임을 감안할때, 도덕적 해이라는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부친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보유하던 자사 보통주 2194만2693주 전량(지분율 23.59%)을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공시했다. 지분 인수 자금은 보유현금 및 차입금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조 사장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은 19.31%로, 후계 구도를 형성했던 친형 조현식 부회장(19.32%)과 동등한 수준이었다. 다만 조양래 회장이 그룹 후계자로 조 사장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조 사장의 지분율은 42.90%로 치솟았다. 만에 하나 조현식 부회장이 아버지 결정에 반기를 들어 누나 조희원 씨(지분율 10.82%)와 손을 잡더라도 경영권에 정면 도전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그룹 내 확고한 원톱 지위를 차지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다만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조양래 회장의 지분 매각 작업이 조현식 부회장에게도 비밀로 부쳐진 채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는 점과 더불어 조현범 사장이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를 맡는 동안 극심한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등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은 이번 승계 작업에 대한 내부 불만을 키울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현식 부회장이 업무상 횡령 등의 불법을 저질러가며 누나 조희원씨에게 도움을 제공했던 전례를 미뤄볼 때, 향후  분쟁 시 조희원 씨가 조현범 사장이 아닌 조현식 부회장 편에 설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물론 조 씨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중립을 취한다고 전해지는 등 세간의 관심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조현범 사장의 오너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유죄 판결이 유지될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회사 경영 복귀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차단됨으로써, 온전한 의미의 경영승계라고 볼 수 없어서다.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발발하게 된다면, 이같은 오너리스크는 스스로의 후계 명분과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오너일가의 도적적 해이와 책임의식 부재가 회사 경영에까지 전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적 회복은 커녕 오너리스크조차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지분 승계가 사회적 지탄은 물론 시장 평가에까지 부담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조양래 회장이 고령인데다, 자식들 중 승부욕과 추진력이 강한 조현범 사장의 기질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나 싶다"며 "다만 오너리스크로 인해 시기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데다, 코로나19발 경영 위기 속 형제간 반목이 깊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타이어 측은 이번 최대주주 변경과 별개로 형제 경영은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며 경영 회복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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