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감원의 금융사 100% 배상 권고가 ‘찜찜한’ 이유
[기자수첩] 금감원의 금융사 100% 배상 권고가 ‘찜찜한’ 이유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7.03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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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종’ 울렸지만 금융권에 공 넘긴 꼴
“금감원 '책임 0%냐” 책임회피논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강당에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 개최 결과 브리핑을 하는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뉴시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강당에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 개최 결과 브리핑을 하는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뉴시스

금융감독원이 1일 발표한 라임관련 분쟁 조정 결과는 이례적이었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관련, 무역금융펀드 플루토 TF-1호에 대한 전액배상안을 발표했다. 금감원 분쟁조정 사례 중 100% 배상비율은 최초다.

금감원이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부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방식을 변경해 가면서 펀드 판매를 지속했다'고 판단하면서, 2018년 11월 이후 해당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투자원금 전액을 배상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100% 배상은 투자자들에겐 희소식인 동시에, 향후 사모펀드와 관련, 운용사와 판매사 모두가 긴장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렸다는 의미를 지닌다. 금융위원회에서 지난 2일 1만여 개가 넘는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조사를 천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실제 이 분쟁조정안은 강제성이 없다. 물론 금감원의 위상 등을 감안하면 금융권에서 수용 쪽에 무게를 두겠지만, 그 과정에서 판매사·운용사 간 법정 다툼을 비롯한 다양한 잡음과 난관이 예상된다.

특히 금감원이 '100% 배상'이라는 화려한 명분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한 채 공을 판매사와 운용사에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금감원이 투자자들을 배려한다는 생색은 내고, 모든 책임을 시중 금융권에만 넘기는 모양새같다"면서 "금감원의 책임은 0%라는 말이 숨어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라임사태를 시작으로 연달아 환매중단사태가 일어나는 와중에 금감원은 지속적으로 '책임 회피'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에 내놓은 분쟁조정안 역시 취지·내용과는 별개로 금감원이 발을 빼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이 또다시 뒤따른다.

모든 재난은 수습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금감원은 이런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금융시장의 상황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강한 권한도 이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책임회피와 뒷북행정에 금감원의 신뢰도는 나날이 하락 중이다. 이번 금융사 100% 배상안도 그런 측면에서 찜찜함을 남긴다. 금융시장의 상황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금감원의 신뢰 회복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 부터가 아닐까.

담당업무 : 경제부 금융팀/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行人臨發又開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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