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보수의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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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보수의 ‘구원투수’ 될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7.06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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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 어필할 수 있는 후보지만…보수 전폭적 지지 기대 어려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는 보수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는 보수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

예상치 못한 이름이 ‘보수 대권주자’ 후보군에 등장했다. <오마이뉴스>가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해 3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10.1%의 지지율을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30.8%)과 이재명 경기도지사(15.6%)의 뒤를 이어 3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진영 대권주자로 꼽히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5.3%),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4.8%), 오세훈 전 서울시장(4.4%) 등의 지지율이 4~5%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윤 총장이 ‘보수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이러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대선 경쟁력’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중도층 표심 흡수할 ‘反文 선봉장’…“경쟁력 있어”


2019년 7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現 미래통합당) 반대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윤 총장의 임명을 강행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수사를 했다가 좌천당하고,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 사실을 폭로하는 등 ‘강직한 검사’로 정평이 나 있던 그가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윤 총장이 정부여당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윤 총장의 ‘강직함’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수행해 3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총장이 직무를 잘 수행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3%가 ‘그렇다’고 답했다. 잘못 수행한다는 답변은 전체의 38%였다.

이런 이유로 보수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가장 파괴력 있는 보수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결국 대선의 승패가 중도층의 표심에 달려 있다고 보면,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모두 사퇴 압력을 받을 정도로 ‘중립적이고 공정한’ 이미지를 지닌 윤 총장이야말로 중도 표심을 흡수하기 좋은 후보라는 주장이다.

<리얼미터>는 “윤 총장이 ‘모름·무응답’ 등 유보층과 홍준표·황교안·오세훈·안철수 등 범보수·야권주자의 선호층을 흡수했다”며 “이낙연·이재명과 함께 3강 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윤 총장이 부동층(浮動層)과 현재 보수진영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의 지지층을 적잖이 끌어갔다는 의미다.

 

보수에 칼날 들이밀던 ‘칼잡이’…“보수층 지지 못 받아”


다만 윤 총장의 정치 입문을 논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목소리도 크다. 우선 본인이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 총장은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된 직후 자신의 이름을 대권주자 후보군에서 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정계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6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윤 총장은 본인 스스로가 정치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치를 할 생각도 없고 지금 같은 분위기를 오히려 부담스러워한다고 들었다”며 “아무리 지지율이 높아도 본인의 권력의지가 없으면 대권 근처에도 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총장이 보수진영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존재한다. 윤 총장은 박영수 특검과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거치면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인물이다. 최근 들어 문재인 정부와 멀어졌다고는 하나, 보수 지지자들이 불과 1~2년 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칼을 겨눴던 윤 총장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선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바른정당계가 강성보수 층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를 봤을 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윤 총장이 보수 후보가 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오히려 윤 총장이 대선 후보로 나온다면 민주당 간판으로 나올 가능성이 더 높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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