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지켜줘야 하는 이유
[시사텔링]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지켜줘야 하는 이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7.08 17: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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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직접 나선 부동산 정책, 누가 오더라도 욕받이·허수아비
시작부터 논란이었던 非전문가, 확실한 반면교사 사례 삼아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6·17 부동산대책 후폭풍이 찻잔 밖으로 나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연이은 부동산대책 발표에도 잡히긴커녕 오히려 폭등하는 집값, 투기세력이 아닌 무주택 실수요자를 잡는다는 정책이라는 비난 여론, 이로 인해 콘크리트층 붕괴라는 위기에 직면한 정부여당,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전염병 사태마저 뒤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6·17 대책이 미치는 파장은 생각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다보니,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실수요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보완책과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추가 대책 마련, 다주택 고위공직자 매각 압박 등을 통해 분노한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나서며 출로를 모색하고 있는대요. 그럼에도 최근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현 정부 인사 가운데 누군가 책임을 질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순위로 거론되는 인사가 부동산대책의 주무부처 사령탑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입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당 부동산정책 진단 긴급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모든 정책수단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가상현실 같은 인식을 보이고 있다. 제대로 할 자신이 없으면 빨리 그만두고 나왔으면 좋겠다"며 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를 시사했습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지난 2일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김 장관의 국회 발언을 실언으로 규정하며 "해당 발언이 문재인 정부의 전반적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집값 잡지 못한 장관이 아직도 박근혜 정권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고 잠꼬대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며 "사람부터 바꿔야 한다. 대통령에게 거짓 보고를 하는 그런 장관을 어떻게 그대로 놔두느냐. 집값 못 잡고 전임 대통령 핑계를 대는 장관이 내놓는 대책들이 과연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무주택 실수요자들도 '김현미 장관 거짓말', '문재인 지지철회' 등을 대형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차트에 올리며 김 장관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는데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과열요인 관리방안에 대해 브리핑하는 모습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과열요인 관리방안(6·17 부동산대책)에 대해 브리핑하는 모습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마당에 '김현미 책임론', '김현미 퇴진론'을 들먹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과연 김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경질된다고 해서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생길까요? 단언컨대, 그럴 가능성은 제로(0)에 수렴할 겁니다. 김 장관의 사퇴는 되레 현 정부에게 부동산대책 실패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공산이 크고, 집권여당에게 정치공학적인 '흔들기'라는 반격 구실을 제공함으로써 더 큰 국론분열을 야기할 겁니다. 결국 부동산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의 피눈물은 닦이긴커녕 더욱 진하게 말라붙게 되겠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부동산대책 관련 긴급보고를 받았습니다. 표면적으로만 '보고'일뿐, 사실상 '긴급지시'를 내린 셈입니다. 실제로 이날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종부세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최우선 입법과제 추진방안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 같은 내용은 조만간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부동산 추가 대책에 여과 없이 포함됐습니다. 부동산 정책에 따른 여론 악화로 자신과 여당의 지지율이 흔들리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겁니다. 이 말인 즉슨, 이제부터는 누가 새로운 국토부 장관으로 오더라도 '허수아비' 신세라는 거죠. 가뜩이나 이미 임기 반환점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VIP가 전면에 등장했는데 어느 누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마구 휘둘리지만 않아도 다행입니다.

더욱이 김 장관의 사퇴가 과연 현 정권에게 부동산 정책 실착에 대한 책임을 진정 묻는 건지도 의문입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하면서 1기 내각을 꾸릴 당시 정재계에서 현 정권의 '부동산 브레인'으로 활약할 것이라 예상했던 인물은 김수현 당시 청와대 사회수석, 김현철 당시 대통령 경제보좌관이었습니다. 김 전 수석은 참여정부 시절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도와 종부세 도입을 주도했고,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정책특보를 맡으며 도시재생 뉴딜이라는 공약을 수립하는 데에 일조했습니다. 또한 '문재인 경제교사'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김 전 보좌관은 평소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낀 거품이 내수 부진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 인사지요. 이들을 제끼고 김 장관이 부동산대책을 이끌 것이라고 점친 사람은 시쳇말로 1도 없었습니다. 김 전 수석과 김 전 보좌관이 물러난 이후에도 아마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오히려 지금은 김 장관을 지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서 말입니다.

김 장관은 장관 내정자로 지명됐을 때부터 논란이 된 인물입니다. 건설업계에서 '도대체 김현미가 누구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김 장관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정계에 입문한 후에도 '참여정부 국내언론 비서관',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당 전략홍보본부장', '예결특위 위원장' 등을 지내며 줄곧 홍보와 예산을 담당한 홍보·예산 부문 전문가입니다. 국토부 장관으로서 전문성이 결여된 데다, 의원 겸직이어서 논란의 중심에 섰죠. 그러자 당시 청와대는 그가 '여성'이라는 점, '전북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대요. 결국 친문(친문재인)계의 취약점인 호남소외론을 피하는 동시에 내각 30% 여성 임명이라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실천하고자 김 장관을 임명했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국가백년지대계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를 다뤄야 할 막중한 자리에 비(非)전문가를 앉힌 결과가 어떻습니까.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대책은 풍선효과 등을 야기하며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집값을 폭등시켰습니다. 김 장관의 유일한 장점으로 평가됐던 정부와 국회 간, 당청 간 가교 역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부동산대책 후속 입법 작업은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었고, 심지어 부동산대책을 놓고 청와대와 여당이 이견을 보이는 경우도 여럿 목격됐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죠. 2018년 진에어 사태 당시에는 김 장관과 국토부 실무자들이 서로 다른 발언을 하면서 장관이 조직 장악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비전문가, 의원 겸직 장관의 한계가 무엇인지 김 장관이 분명하게 보여준 겁니다. 미래세대가 동일한 우를 범하지 않도록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김 장관은 약 2개월 뒤면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장관은 무인도에 나홀로 사느냐. 능력이 없으면 건드리지나 말라"고 말한 것처럼 '무능한 국토부 장관'이라는 질타를 곳곳에서 듣고 있죠.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과 '무능한 국토부 장관'이 동일인이라면 이것만큼 확실한 반면교사 사례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약 2년 전인 2017년 6월 21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장관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약 2년 전인 2017년 6월 21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장관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 뉴시스

사실 김 장관을 응원하고 싶은 내심도 있습니다. 그는 국토부 장관으로서는 몰라도 정치인으로서는 수완이 좋은 인물입니다. 평범한 홍보담당 당직자로 정계에 입문해 약 15년 만에 비례대표를 꿰차고, 이후 같은 지역구에 뿌리를 내려 재선, 3선 반열에 오른 건 여간내기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런 김 장관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들 앞에서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라는 실언까지 했겠습니까. 김 장관 입장에서는 지난해 그만둘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교체됐다면 4선에 도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아쉬움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정치적 역량이 뛰어난 건 확실합니다. 국회와 시민사회로부터 연일 십중포화를 맞고 있음에도 새로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고, 오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경기지사, 전북지사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생사를 결정하는 건 종로나 여의도가 아니라 결국 국민입니다. 정치인 김현미가 기사회생할 수 있느냐 마느냐는 악화된 지금의 여론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지금 물러나면 그에게 재기의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어떻게 해서든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합니다.

우리네 세상은 '본인이 싼 똥은 본인이 치워야 하는' 가혹한 세상입니다. 더하면 더했지, 정치인이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애써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보다는 자신의 자질 부족과 부동산대책의 맹점을 인정하고, 주무부처 사령탑이자 정책 책임자로서 이를 시정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든 책임이 있는 '최후의 인사권자'에게도 마찬가지 자세가 요구됩니다.

김 장관이 물러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악화될 여지도 많습니다. 마땅한 대안도 없습니다. 욕받이 의자에 굳이 앉으려 할 사람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사람이 중요한 상황이 아니라, 부동산대책에 대한 근본적 쇄신을 주도할 의지가 있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있습니다. 때문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 실수요자로서, 김현미 장관이 절실한 마음으로 부디 유종의 미를 거둬주길 씁쓸하게 응원해 봅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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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환 2020-07-09 03:41:35
내려와라 나라 망치지말고 뭘 기다려 ㅁㅊㄴ

곽은경 2020-07-09 01:09:45
뻔뻔한거 당장 내려와10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