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성 “이병헌의 눈빛 연기, 김윤석의 화술 닮고파”
[인터뷰] 류성 “이병헌의 눈빛 연기, 김윤석의 화술 닮고파”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7.16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우 류성(GB엔터)
“제 감정 보여주는 일이 좋아…기적 같은 일로 부모님 설득”
“돈 걱정 없이 오로지 연기만 생각…이병헌·김윤석이 롤 모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최근 영화 ‘파이프라인’의 촬영을 마쳤다는 배우 류성을 지난 9일 신사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시사오늘 권희정
최근 영화 ‘파이프라인’의 촬영을 마쳤다는 배우 류성을 지난 9일 신사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시사오늘 권희정

신인의 매력은 패기와 풋풋함을 동시에 갖췄다는 데서 온다. 땡볕의 한 여름날 〈시사오늘〉과 만난 한 신인배우도 그렇다.

“제가 감정 연기에 있어서는 고집이 세다”는 패기와 함께, “사실 저도 저를 잘 모르겠다”라는 말에서는 풋풋함을 주는 신인, 최근 영화 ‘파이프라인’의 촬영을 마쳤다는 배우 류성을 지난 9일 신사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제 감정 보여주는 일이 좋아…기적 같은 일로 부모님 설득”


“우연한 기회로 뮤지컬을 보게 됐는데, 무대에서 연기를 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신세계 같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게 됐어요.”ⓒ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우연한 기회로 뮤지컬을 보게 됐는데, 무대에서 연기를 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신세계 같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게 됐어요.”ⓒ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배우는 어떻게 꿈꾸게 됐나요.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뮤지컬을 접하게 된 순간부터요. 우연한 기회로 뮤지컬을 보게 됐는데, 무대에서 연기를 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신세계 같더라고요. ‘아, 나도 저 무대 위에 있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게 됐어요.”

-원래는 뮤지컬 배우를 준비했었나요.

“네. 대학도 뮤지컬과를 졸업했어요. 대학로에서 ‘번지 점프를 하다’라는 작품도 했었죠. 왕의 남자 원작인 ‘이(爾)’와 ‘클로저’ 등 연극에도 출연했어요. 모두 좋은 경험이 됐죠. 그런데 연출하시는 분들이 ‘너는 방송 쪽이 더 맞을 수도 있겠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게 계기가 돼 현재는 드라마나 영화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관계자들로부터 정극 연기를 추천받았군요. 왜일까요?

“연극이나 뮤지컬은 넓은 극장에서 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는 제가 느끼는 감정 이상으로 과도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어요. 제가 느끼는 감정이 손바닥 만큼인데도, 관객들께 보여주기 위해 팔뚝만큼 과장해야 하는 거예요. 저는 제가 가진 만큼만 보여주고 싶더라고요. 제가 이런 면에선 고집이 좀 있어요.”

-학창 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중학교 때까지는 외교관도 꿈꿨어요. 부끄럽지만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었거든요. 역사 과목을 유독 좋아했는데, 일본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아, 이 부분은 정말 고쳐야 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죠. 솔직히 공부한 만큼 성적이 잘 나왔어요. 제가 대구 사람인데, 그 동네에서 좋은 고등학교도 진학했고요.” 

-부모님의 기대가 컸겠네요.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는 없었나요?

“18살 때 허락을 겨우 받았어요. 정말 하루도 쉬지 않고 2년 동안 매일 무릎 꿇고 ‘연기하고 싶다’고 빌고 그랬죠. 당시 담임선생님이 부모님께 전화해 ‘절대 안 됩니다, 제가 어디어디 학교 이상 보낼 수 있습니다’라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부모님 입장에서도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셨죠.”

“제가 답답한 마음에 지역 신문에다 글을 하나 기고했는데, 신문 한 페이지에 실린 적이 있어요. 그게 부모님을 설득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에요.”ⓒ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제가 답답한 마음에 지역 신문에다 글을 하나 기고했는데, 신문 한 페이지에 실린 적이 있어요. 그게 부모님을 설득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에요.”ⓒ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가족들을 어떻게 설득했는지 궁금해요.

“전교 5등 안으로 유지하기, 아버지와 등산 할 때 아버지보다 정상에 먼저 도착하기 등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꿈쩍도 않으시는 거예요. 그러다 제가 답답한 마음에 지역 신문에다 글을 하나 기고했는데, 신문 한 페이지에 실린 적이 있어요. 그게 부모님을 설득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에요.”

-어떤 글이었나요.

“제 꿈에 대한 글이었어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연기를 꼭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요. 그걸 선생님이 먼저 보셨고, 부모님께 몰래 전화를 하셨나 봐요. 어느 날 학교 끝나고 집에 갔는데 부모님이 조용히 부르시더라고요. 그러더니 ‘너, 이거 정말 네가 썼냐?’ 하시는 거예요. 결국 ‘그래 내가 졌다. 너 좋을 대로 해라’ 하셔서 고2 겨울방학 끝나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감동적인 일화인데요? 드라마 같아요.

“사실 연기자의 삶을 시작한 이후에도 부모님은 ‘언제까지 할 거냐’ 이런 말을 자주 하셨어요. 언젠가부터 ‘얘가 연출 쪽으로 가겠지’, ‘PD를 하겠지’라는 생각도 하고 계시더라고요. 하하하. 자꾸 ‘이런 쪽은 어때?’라면서 제안 섞인 걱정을 은근슬쩍 하시는 거예요. 근데 제가 광고나 방송에도 조금씩 나오고, ‘저 연기하면서 스스로 밥 벌어먹고 삽니다’라고 보여드리니까 요즘엔 저를 좀 인정해주시는 거 같아요. 믿음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돈 걱정 없이 오로지 연기만 생각…이병헌·김윤석이 롤 모델”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요식업을 하면서 단순히 ‘돈을 버는 삶’에 안주하고 익숙해졌던 거예요. 이젠 돈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연기만 생각해요.”ⓒ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요식업을 하면서 단순히 ‘돈을 버는 삶’에 안주하고 익숙해졌던 거예요. 이젠 돈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연기만 생각해요.”ⓒ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연기 외에 다른 일을 해본 적은 없나요.

“중간에 장사를 했었어요. 제가 대학생 때 서울로 올라와 정착금을 벌기 위해 하루 18시간을 주방에서 일한 적이 있었거든요. 원래 요리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알바하면서 실력도 늘었어요. 그걸 좋게 본 지인이 투자를 해주겠다고 해서, 도곡동에서 식당을 운영했어요. 물론 그때도 연기자의 꿈은 계속 갖고 있었고요.”

-요식업 사장님이었군요. 장사는 잘 됐었나요?

“네. 다행히도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돈을 좀 벌었죠. 6개월 정도 열심히 운영했는데, 어느 날 아는 연출 분이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연기와 멀어져있는 고작 6개월 동안 실력이 많이 녹슬었던 거죠. 그 분이 제게 한 마디 하셨는데, 지금도 잊지 못해요.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가게를 접었죠.”

-무슨 말이었는데요?

“너, 모델 할 거니?”

-그 말이 어떻게 와 닿던가요.

“그분의 실망한 얼굴을 보니, ‘아 내가 지금 돈을 벌 때가 아니구나’하고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나는 배우를 할 건데, 그러려고 서울에 왔는데…. 단순히 ‘돈을 버는 삶’에 안주하고 익숙해졌던 거예요. 이젠 돈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연기만 생각해요.”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뭔가요.

“한국 영화 중에선 조진웅 선배님이 나온 ‘완벽한 타인’이요. 영화관에서만 세 네 번 본 것 같아요. 외국 영화는 ‘Her(그녀)’과 ‘500일의 썸머’요.”

-로맨스나 드라마 장르를 선호하는군요.

“그렇죠. 제가 얼굴은 강하게 생겼지만, 생긴 것과는 달라요. 제 안에 감성적인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이병헌 선배님의 눈빛 감정 연기를 닮고 싶어요. 김윤석 선배님은 화술이 최고예요. 두 분의 장점을 각각 닮고 싶어요.”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병헌 선배님의 눈빛 감정 연기를 닮고 싶어요. 김윤석 선배님은 화술이 최고예요. 두 분의 장점을 각각 닮고 싶어요.”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연기자 중에서 롤 모델은 누구인가요.

“이병헌, 김윤석 두 분이에요. 이병헌 선배님의 눈빛 감정 연기를 닮고 싶어요. 그리고 김윤석 선배님은 화술이 최고예요. 영화 ‘완득이’부터 ‘화이’까지, 맡은 배역에 따라 말투가 달라져요. 또 ‘그래, 저런 사람들 내 주변에도 있지’ 싶은 정감을 주는 배우세요. 두 분의 장점을 각각 닮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작품, 어떤 역할을 해 보고 싶은가요.

“사람들이 제게서 기대하는 분야와 제가 하고 싶은 분야가 다르지만 전부 해내고 싶어요. 제 인상이 강렬하다보니 강한 역할, 악역, 액션 등을 추천 받아요. 물론 그런 것도 잘 해내고 싶죠. 그리고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멜로 연기를 제대로 해 보고 싶어요. ‘사랑 이야기’는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요즘은 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을 겪고 있어요. 이전까진 ‘밝은 이미지’의 제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감사하게도 캣매코니 화장품 광고를 찍으면서 ‘아,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 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있어서 보람을 느껴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되고 있지만 드라마도 준비 중이에요. 멜로 연기도 ‘처음엔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꼈어요.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연기자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