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먹지도 못해”…국민 8명 중 1명 돈없어 치과 못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없으면 먹지도 못해”…국민 8명 중 1명 돈없어 치과 못가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2.01.12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모(62,여)씨는 4년여 전부터 잇몸이 무너지고 치아가 벌어지는 등 고통을 겪었다. 저렴하다는 소문에 찾아간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오히려 덧댄 부분이 떨어지고 균이 들어가 잇몸과 치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결국 치과를 다시 찾았지만 또 자비로 치료해야 된다는 말에 더이상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몇 년이 지나고 다른 치과를 찾았다. 그곳에서는 손상된 모든 치아를 뽑아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치아를 빼고 임플란트를 하는 비용은 개당 150만 원 가량. 여러개의 치아와 부수적인 치료비까지 모두 계산하면 1000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이 씨는 “이빨이야말로 없으면 못 사는 건데, 이런걸 의료보험도 안해놓고 서민들은 어떻게 살라는건지 몰라. 없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는 건가”라고 푸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2일 내놓은 ‘한국의료패널로 본 활동제한과 미충족 의료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8명 중 1명은 치아에 이상이 생겨도 경제적 이유로 치과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의료 패널  1만270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4%가 지난 1년간 진료·검사의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못했고(미충족 의료), 그 중 절반 이상(55.3%)이 ‘치료비 부담’ 때문이라고 답했다.

역시 소득 계층별 미충족 의료비율도 최하위 계층(1분위)은 27.7%인 반면 최상위 계층(5분위)은 19.1%에 그쳐 경제적 능력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일반 진료에서 65세 미만의 미충족 의료는 시간이 없어서(40.4%)가 가장 큰 원인,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경제적 이유(46.2%)가 컸던 반면, 치과 치료에서는 전 연령층에 걸쳐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요인으로 조사됐다.

정영호 연구원 보건의료연구실 연구위원은 “치과 치료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 걸쳐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난 만큼 적절한 방안 검토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패널은 지난 2008년 보건사회연구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개인의 건강수준·의료이용·의료비 지출 등의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조사대상으로 선정한 가구로, 해마다 이들로부터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