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일본의 박물관에서 코로나19 사태를 후세에 전할 목적으로 마스크 등 관련 자료들을 수집∙전시하고 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도쿄신문>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각지의 박물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사용된 마스크나 전단지 등 실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물건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의 목표는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생활 등 사회 전반의 모습을 기록해 후세에 전하는 것이다.
박물관에서 수집하는 물품은 일본 정부가 배포한 ‘아베노마스크’와 ‘코로나로 인해 축제를 중단합니다’ 등의 관련 문구가 적힌 전단지 등이다. 이 물품들은 해당 박물관 인근 주민들에게 기증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관련 전시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담겼다. 약 100년 전 일본에는 ‘스페인 독감’이라는 전염병이 유행했는데,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현재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만약 당시 상황이 정확하게 기록됐다면 코로나19 감염 확대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나아가 지금 상황을 기록해두면 향후에 또 감염 사태가 일어났을 때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시를 시작한 박물관들이 많다.
한 박물관 직원은 “하루하루의 움직임이 역사가 된다. 마스크 등 자료들을 버려지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이 모으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향후 역사를 되돌아볼 때, 관련 물품이 있으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며 전시 이유를 설명했다.
오사카의 스이타시립박물관에서는 보건소로부터 가운이나 페이스실드,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제공받아 전시하고 있다. 이 박물관 직원 역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록해 미래에 지금의 상황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야마나시현립박물관 과장 모리하라 아키히로는 “100년 전 스페인 독감 때의 자료가 남아있었다면, 코로나19 대응에 힌트가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해나 역병은 반복되지만, 의외로 빨리 잊혀진다”며 “전시 등을 통해 현 상황을 되돌아볼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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