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카드사 호실적, 재난지원금 덕?’…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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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카드사 호실적, 재난지원금 덕?’…진짜 이유는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7.28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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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상반기 순익 3000억원 돌파… 하나카드, 증가 폭 ‘최대’
연체율·할부금융·리스·유효회원 등 복합적 요인 따라 실적 성장
정부 재난지원금, 실적개선 영향 미미…시스템 구축 등 비용 때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금융지주 카드사 2020년 상반기 순익 비교(단위 : 억원) ©자료=각 사 / 표=정우교 기자
금융지주 카드사 2020년 상반기 순익 비교(단위 : 억원) ©자료=각 사 / 표=정우교 기자

상반기 금융지주 카드사들이 호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의 전반적인 침체를 겪었지만, 비용절감과 함께 연체율이 안정되면서 실적 개선까지 이어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알려진 바와 달리 상반기 사용됐던 재난지원금은 이번 순익 개선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 가장 높은 증가폭…신한은 상반기 순익 3000억원 돌파 

28일 각 사 자료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가장 높은 수익개선을 보인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는 이번 상반기 6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337억원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3.8%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지주에 대한 순익기여도도 2019년 상반기 2.8%에서 올해 4.9%로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우리카드도 눈에 띄는 성장세였다. 올해 상반기 8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상반기(670억원)보다 19.4% 증가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실적이 1년 사이 45% 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비은행권인 우리카드의 순익기여도도 5.6%에서 12.1%로 2배 가량 확대됐다. 

KB국민카드도 12.1%의 성장세를 보였다.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1638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면서, 지난해 상반기 1461억원보다 나아진 모습을 나타냈다. 지주에 대한 순익기여도도 8.0%에서 9.5%로 1.5%p 늘었다. 

신한카드는 금융지주 카드사 중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2713억원)에 비해 11.5% 늘어난 30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신한카드의 순익기여도도 여전히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권을 이끌면서 13.3%에서 16.1%로 2.8%p 가량 증가했다. 

금융지주 카드사 2020년 상반기 순익 비교(단위 : 억원) ©자료=각 사 / 그래프=정우교 기자
금융지주 카드사 2020년 상반기 순익 비교(단위 : 억원) ©자료=각 사 / 그래프=정우교 기자

연체율 및 할부금융·리스, 유효회원 등 복합적 요인따라 실적 성장세

이번 호실적은 여러 요인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각 카드사들의 연체율의 안정적인 모습이 두드러졌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연체율은 1.26%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5%보다 0.09%p 줄어들었다. 올해 1~2분기 연체율을 각각 공개한 KB국민카드는 1분기 1.24%로 치솟았다가, 2분기에는 1.08%로 안정세를 타는 모습이었다.

우리·하나카드의 연체율도 유사했다.우리카드의 2분기 연체율은 1.08%로, 지난해 같은 기간(1.41%)에 비해 0.33%p 나아졌다. 하나카드를 포함한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연체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0.36%에 비해 0.05%p 낮아진 0.31%로 나타났다. 

각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할부금융 및 리스'에서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할부금융 수익은 712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 634억원보다 12.3% 증가했다. 또한 리스는 2019년 상반기(865억원)보다 47.8% 늘어난 1278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영업수익을 부양했다. KB국민카드의 할부금융 및 리스크 분야도 올해 상반기 494억원을 거두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333억원)보다 48.3%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유효회원의 지속적인 증가세가 이어졌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효회원수는 74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2만명에 비해 4.5% 늘어났다. 또한 하나카드는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이 3350억원에서 3795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수익을 부양했다. 

정부 재난지원금, 실적 개선 영향 미미…시스템 구축 등 비용 때문

한편, 상반기 사용됐던 재난지원금은 실적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이번 실적은 연체율 개선, 비용 절감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만) 일부 보도에서는 재난지원금이 카드사 순익을 직접적으로 부양했다고 나오지만 자체적으로는 그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카드사 입장에서 보면 재난지원금은 대부분 수익이 미미한 영세가맹점 등에서 사용됐고, 재난지원금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소요되는 비용만 수십억이 들어가기 때문에 순익 측면에서는 두드러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같은날 통화에서 "일부 보도에서는 '재난지원금'이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만 업계 안에서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면서 "물론 재난지원금을 많이 이용했으니, 그에 따른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시스템 전체를 구축하기 위해 들어간 비용이 이를 상쇄해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재난지원금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객들의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여행, 숙박 등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점이 이번 카드사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본다"면서 "이번 호실적은 영업을 잘했다기 보다, 매번 그렇듯 비용 절감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는데, 하반기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 리스크 관리도 함께 힘써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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