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손 뻗치는 외식업계…재도약 기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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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손 뻗치는 외식업계…재도약 기회될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7.28 15: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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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투썸·맘스터치 이어 올해 미스터피자 매각
주인 바뀐 뒤 체질개선 속도…사모펀드 관심 지속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 서초구 MP그룹 본사 뉴시스
서울 서초구 MP그룹 본사 ⓒ뉴시스

국내 외식업계에 사모펀드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시장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다. 실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유명 식음료(F&B) 브랜드들이 국내외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주인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이들 브랜드가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미스터피자’와 커피전문점 ‘마노핀’ 등을 운영하는 MP그룹이 국내 중견 사모펀드 운영사 티알(TR)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된다. MP그룹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티알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티알인베스트먼트는 이날부터 한 달간 계약에 대한 배타적인 우선협상권을 갖고 실사를 통해 최종 매매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한다.

매각금액은 총 350억 원이다. 우선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1000만주(12.37%)를 150억 원에 티알인베스트먼트에 양도하고, 신주 발행 방식으로 4000만주를 200억 원에 유상증자하는 방식이다. 증자가 완료되면 티알인베스트먼트는 지분율 41.3%로 1대 주주가 된다. 정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8.92%에서 24.4%로 내려가 2대 주주로 남게 된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국내 1위 피자 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정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 논란 이후 불매운동이 벌어지며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쳐 2017년 17억원, 2018년 3억7700만 원, 지난해 24억6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해 11월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넘겼다. 당시 대주주인 정현식 회장은 보유 지분 5478만2134주(57.85%)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 주식회사에 양도양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1주당 매각단가는 3500원으로, 총 매각 금액은 약 1973억 원이었다.

맘스터치는 가성비를 앞세워 버거시장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지만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정 전 회장은 “기업을 자식에게 대물림하기보다 글로벌한 역량과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4월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기존 운영사였던 CJ푸드빌은 당시 자회사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45%를 2025억 원에 앵커에퀴티파트너스(이하 앵커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앵커파트너스는 당시 투썸플레이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였다. 앵커파트너스는 투썸플레이스를 더욱 견고하게 성장시키기 위해 추가 지분 인수를 결정했으며, CJ푸드빌은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뚜레쥬르 등 나머지 사업의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외식업체들은 이를 기회를 삼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각오다. 다만 적극적인 체질개선 시도가 기존 소비자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맘스터치는 사모펀드에 인수된 뒤 노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 메뉴 정리 등을 단행했지만 등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상당했다.    

업계에 따르면 외식산업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사모펀드들은 꾸준히 외식산업에 투자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외식업이 현금 창출이 가능하고 불황기에도 타 산업보다는 경기 민감도가 낮아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고는 하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성공적인 ‘엑시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 지난해 회계법인 삼정KPMG가 발간한 ‘외식업의 현재와 투자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사모펀드의 외식업 투자 규모는 최근 5년간 투자 건수 364건, 투자 총액 416억 달러(약 46조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투자금액도 연평균 48억 달러에서 84억 달러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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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020-07-30 12:49:37
다른 기사와 다르게 엄청 자세하게 잘써놓으셨네요.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