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기댄’ 금융지주 보험사 실적, 그럼에도 기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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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기댄’ 금융지주 보험사 실적, 그럼에도 기대하는 이유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7.29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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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하나금융 계열 순익 상승…KB금융 계열은 부진
지주 내 순익 기여도 증가…실적 자료 긍정적 시그널 포착
신한+오렌지 통합·하나손보 등장·푸르덴셜 향방 등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금융지주 보험사 2020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변화(단위 : 억원) ©자료=각 금융지주 / 그래프=정우교 기자
금융지주 보험사 2020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변화(단위:억원) ©자료=각 금융지주 / 그래프=정우교 기자

상반기 금융지주 보험사들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지만, 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은 계속되고 있다. 지주 내에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동시에, 실적 자료 곳곳에서는 개선된 모습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손해율·비용감소 등의 일회성 요인은 꾸준한 순익 유지를 위해 극복해야 할 추후 과제로 분석되고 있다. 

NH농협·하나금융 계열 순익 상승…KB금융 계열은 부진 

29일 각 금융지주 자료를 종합한 결과, 상반기 신한금융지주 보험사들은 실적이 엇갈렸다. 신한생명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780억원)보다 17.4% 오른 9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오렌지라이프는 2019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1472억원보다 소폭(6.59%) 떨어진 1375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의 보험사들의 부진은 계속됐다. KB생명은 상반기 1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5억원보다 28.5% 내린 결과다. KB손해보험도 상반기 순이익이 다소 하락했다. 지난 1분기 772억원을 올리면서 전년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상반기에는 14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662억원)보다 13.36% 줄었다. 

하나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의 보험사들의 순익은 개선됐지만, 일회성 요인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자이익이나 수수료이익 자체가 늘어난게 아니라,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내에서 발생했던 적자 폭의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나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2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2019년 상반기 128억원보다 82.0% 늘어난 수치로, 1분기에 이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NH농협생명·NH농협손해보험의 순익도 비슷한 모양새였다. NH농협생명은 올해 상반기 4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121억원)보다 233.9% 올랐다. NH농협손해보험은 이보다 더 큰 증가세(610.1%)를 보이면서 59억원에서 419억원으로 늘어났다.  

지주 내 순익기여도 증가…실적 내 긍정적 시그널 주목

이와 관련, 순익이 증가했던 보험사는 자연스럽게 지주에 대한 순익기여도도 늘어났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각각 1.2%, 0.6%였던 순익기여도는 폭발적인 당기순익 상승과 함께 4.4%, 4.6%로 증가했다. 

또한 신한생명의 기여도도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4.1%에서 올해 상반기 5.1%로 1%p 증가했다. 82%가 넘는 성장세를 보인 하나생명도 지난해 상반기에는 1.1% 기여했지만, 올해는 1.7%로 0.6%p 늘었다. 

올 상반기 부진했던 보험사도 저마다 긍정적인 시그널을 드러냈다. KB금융지주의 자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원수보험료 5조467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5조1384억원)보다 6.4% 상승했다. 원수보험료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직접 받은 보험료로, 상반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면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오렌지라이프는 손해율에서 안정세를 나타냈다. 손해율은 보험사의 수입보험료에서 보험금 지급액(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비율이 낮아질 수록 매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신한금융지주의 자료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의 상반기 손해율은 74.9%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1%에 비해 4.2%p 가량 줄었다.  

금융지주 보험사 순익기여도 변화(단위 :%) ©자료=각 금융지주 / 그래프=정우교 기자
금융지주 보험사 순익기여도 변화(단위:%) ©자료=각 금융지주 / 그래프=정우교 기자

신한·오렌지라이프 통합…하나손보·푸르덴셜 합류 주목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하나손해보험의 출범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류가 하반기 보험업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용 감소 등 일회성 요인에 기대지 않고, 꾸준한 순익 증가가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통합·인수·합병 등을 겪었던 보험사들은 실제로도 당기순이익이 차차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우선 가장 먼저 출발을 알린 '하나손해보험'은 향후 하나금융지주 순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전신인 더케이손해보험의 적자가 최근까지 계속됐으나, 지주사의 본격적인 지원과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시장 내 자리매김에는 어려움이 없겠다는 전망이다.

이어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도 올해 3분기에 마무리 될 전망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앞선 더케이손해보험과 달리, 지난해 14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꾸준한 흑자 순익을 내는 '알짜배기 보험사'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3분기부터는 KB금융지주와의 시너지가 더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은 내년 7월 1일로 확정됐다. 그동안 양사는 원만한 통합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으며, 향후 등장하게 될 보험사는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3위 수준이 될 것이라고 신한금융지주는 설명하고 있다. 

한편, 변화를 앞둔 금융지주 보험사들은 순익 부문에서도 향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상호 간 보유하고 있던 판매 채널과 인프라 등이 합쳐지는 만큼, 보다 폭넓은 영업활동과 함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 과거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8년 PCA생명을 인수한 이후, 당기순이익이 1066억원에서 1095억원으로 2.7% 증가했으며, 현대해상도 지난 2015년 '현대하이카다이렉트손해보험'과 합병한 이후 2123억원의 당기순이익에서 1년만에 4099억원까지 93.0% 상승했다.

또한 2009년 적자를 겪었던 한화손해보험도 같은 해 12월 제일화재를 합병하면서, 277억원에서 402억원까지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각 금융지주의 보험사들이 변화가 완료된 이후, 업계는 본격적인 경쟁과 분위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조짐을 나타낼 전망이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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