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2020 시공능력평가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단 1가지’
[시사텔링] 2020 시공능력평가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단 1가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7.29 16: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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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탑10 내 순위 경쟁, 큰 의미 두기 어려워
진짜 문제는 상하위권 격차…대형-중견 간 상생 절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토교통부가 29일 '2020년도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매년 각 건설사들의 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시하는 제도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입찰제한이 이뤄지고, 조달청에서 유자격자명부제나 도급하한제 등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데요.

특히 올해는 상위권에 위치한 업체들, 소위 빅5, 탑10이라 불리는 건설사들의 순위 변동이 대거 발생해 호사가들이 아주 신이 난 상황입니다. 일단 눈여겨볼 만한 순위 변동을 살펴볼까요? 우선, 대우건설이 빅5 자리를 포스코건설에 내준 게 눈에 띕니다. 대우건설의 평가액은 지난해 9조931억 원에서 올해 8조4132억 원으로 소폭 하락한 반면, 포스코건설은 7조7792억 원에서 8조6061억 원으로 수직상승하면서 양사 간 위치가 뒤바뀌었네요. 지난해 탑10에 진입한 호반건설이 12위로 떨어지고, SK건설이 재진입한 점도 흥미진진합니다.

이밖에 최근 출범한 대림건설이 17위를 차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것, 삼성엔지니어링(16위)의 급등, 동부건설(21위)과 우미건설(26위), 대방건설(27위), 쌍용건설(28위), KCC건설(29위), 동원개발(30위) 등 새롭게 30위권에 이름을 올린 중견건설사들의 약진 등에도 시선이 갑니다. 아울러 부영주택(41위), 두산건설(25위), 아이에스동서(50위) 등 최근 오너 리스크 또는 모기업 위기와 직면한 업체들의 순위 하락에도 관심이 가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빅5, 탑10 내 건설사들의 순위 변동이 과연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요? 순위 매기기 좋아하고 편 가르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나 의미가 있겠지요. 빅5에 진입한 포스코건설이든, 빅5에서 탈락한 대우건설이든 어차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형 건설사 아닙니까. 처지가 바뀐 SK건설과 호반건설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진짜' 주목해야 할 정말 중요한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상위권과 하위권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겁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50위권에 위치한 건설사들의 평가액 총액은 157조3217억 원, 지난해(148조1229억 원) 대비 6.21%(9조1988억 원) 증가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50위권 업체들은 20조8466억 원에서 20조4536억 원으로 1.88%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이는 2019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입니다. 당시 상위 50위권과 하위 50위권 건설사들의 평가액 총액은 각각 7.91%, 2.37% 올랐었죠. 

이 같은 현상은 심지어 상위권 내에서도 관측됩니다. 2020년 탑10 업체들의 총 평가액은 97조4242억 원입니다. 전년(9조6126억 원) 보다 7.51% 높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11~20위권 건설사들은 0.90%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탑10과 11~20위권 건설사들의 평가액 증가율은 각각 7.59%, 21.95%를 기록했는데요. 불과 1년 만에 대형 업체로의 쏠림이 심각하게 심화된 셈입니다.

즉, 이번 시공능력평가의 의미는 건설업계 전체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그나마 일거리를 대형 건설사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실정임을 알려주고 있다는 겁니다. 그 배경으로는 지난해부터 택지 매물이 급감하면서 대형 업체들이 지방, 중소 규모 정비사업 등 기존 중견·중소건설사들의 텃밭에까지 눈독을 들인 점, 최근 수년 간 해외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대형사들이 수익 안정화를 위해 국내 주택시장에 집중한 점,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업황 부진 등이 꼽힙니다.

국내 건설산업의 취약점 중 하나인 이중구조가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대형 건설사와 중견·중소건설사 간 격차가 확대되면 업계 내 기업 간 상호협력과 연계, 그리고 이에 따른 시너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결국 경쟁력 저하, 기술개발 동력 상실 등으로 이어져 업계 전반에 먹구름을 끼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아가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하는 건설산업에서 이중구조가 고착화된다면 노동자들의 소득 양극화 현상을 야기해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고,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겁니다.

일감 몰아주기 등 규제, 중견·중소업체에 대한 판로 확대와 세제 혜택 정책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각 건설사들의 상생 노력이 아닐까요. 중견·중소건설사가 무너진다면 대형 건설사들의 몰락도 시간문제입니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상생이 절실해 보입니다. 

2020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권 업체들 ⓒ 국토교통부
2020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권 업체들 ⓒ 국토교통부
2020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권 업체들 ⓒ 국토교통부
2020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권 업체들 ⓒ 국토교통부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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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홀 2020-07-29 17:16:25
이기자는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