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도 물건너가나…금호산업·HDC현산 공방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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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도 물건너가나…금호산업·HDC현산 공방 계속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7.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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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항공업계에 있어 2018년은 다사다난한 해였다. 기내식 대란과 오너 갑질로 인해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가 곤욕을 치르는가 하면 에어부산도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체면을 구겼다. ⓒ 뉴시스
아시아나항공 M&A를 둘러싼 계약 당사자들간의 불협화음이 지속되면서 노딜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 뉴시스

아시아나항공 M&A를 둘러싼 계약 당사자들간의 불협화음이 지속되면서 계약 해제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재실사 요청이 묵살된 데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한 반면, 금호산업 측은 현산이 사실 왜곡과 더불어 거래 지연의 책임을 전부 떠넘기고 있다며 팽팽한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산과 금호산업은 이날 서로에게 독단적 행보를 멈추고 성공적 거래종결을 위한 신뢰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우선 현산의 경우에는 지난 29일 금호산업이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을 알리며, 재실사를 통한 발전적 논의만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이끌 수 있음을 피력했다.

특히 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미 선행조건 미충족 등 인수계약을 위반함에 따라 계약 해제 및 계약금 반환절차를 진행할 수 있지만, 성공적인 거래종결을 위해 재실사를 요청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실사는 계약금을 반환받기 위한 구실이 아닌,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이다.

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위기원인과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 규명도 없이 M&A가 진행된다면 결국 양사가 동반부실에 빠질 수밖에 없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가 거래종결 절차를 강행해 거래가 무산될 경우에도 막대한 혈세 낭비만 초래할 수 있다"며 재실사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금호산업은 이같은 현산 입장에 대해 즉각 반발하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현산이 주장하는 계약 선행조건 미충족과 경영자료 제공 미비 지적은 사실과 다르며 이를 왜곡하는 여론몰이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금호산업은 그간 충분한 설명과 자료를 제공했음에도 오히려 현산이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한 4월 이후 인수단 규모를 3분의 1 수준인 18명으로 줄이고, 의사소통도 공문을 통해서만 진행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음을 꼬집었다.

업계는 이같은 날선 공방전을 노딜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바라보는 거래당사간의 시선과 해석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금호산업은 현산의 재실사 요구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의 경영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함이라면 협조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지만, 현산은 재실사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희생 분담 등을 논의할 뜻을 전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현산이 매도인측의 선행조건 미충족과 진술 및 보장 위반 등 계약위반을 문제 삼아 지금이라도 계약해제와 반환절차를 밟을 수 있음을 거론했다는 점은 금호산업에 달갑지 않는 상황으로 비춰진다. 현산이 이번 거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시각을 내비친 만큼 금호산업에 불리한 재실사 수용 압박도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재실사를 통한 협상이 결국 구주 매각대금이 크게 쪼그라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반해 현산은 무리한 인수가격을 회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며 "이번 거래가 윈윈이 아닌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은 양사간 입장 차와 갈등을 키우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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