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놀이 하느라 바쁘다고?”…21대 국회, ‘女 초선이 뜬다’
“의원놀이 하느라 바쁘다고?”…21대 국회, ‘女 초선이 뜬다’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0.08.10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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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여성 의원 40명(13.3%)
투쟁 아닌 ‘토론’ 이끌어낸 초선, 윤희숙 vs 용혜인
국회에 다양성 질문한 초선, 류호정-고민정‧유정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제21대 국회의 첫 임시국회에서 여성 초선 의원들이 주목받았다.

21대 국회의 초선 의원은 총 151명(50.3%)으로, 과반수에 달한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 187명(62.5%)의 초선이 당선됐던 17대 국회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그중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초선 의원은 각각 82명(46.6%), 58명(56.3%)이다. 한편 전체 여성 초선 의원은 40명(13.3%)이다.

개회 초기, 초선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국회 내에서 “초선 의원들은 지금 의원놀이 하느라 바쁘다”는 비아냥과 함께, “대거 물갈이 돼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도 들려왔다. 뿐만 아니라 당의 거수기(擧手機)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7월 임시국회로 적잖은 여성 초선 의원들이 참신하고 개혁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윤희숙 vs 용혜인

투쟁 아닌 ‘토론’ 이끌어낸 초선, “내가 임차인”


투쟁과 퇴장에 익숙한 국회를 건전한 토론의 장으로 전환시킨 건, 다름 아닌 초선 의원들이었다. 

국회를 건전한 토론의 장으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초선 의원이었다.ⓒ뉴시스
국회를 건전한 토론의 장으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초선 의원이었다.ⓒ뉴시스

지난달 30일, 통합당 윤희숙 의원에게 주어진 5분의 자유발언 기회는 그의 초선 데뷔 무대였다. 모든 눈과 카메라가 윤 의원을 향하는 동안 그의 손과 온 몸은 눈에 띄게 떨렸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만은 분명했다. 바로 “임대인의 부담을 늘려 임차인을 보호하려는 정책은 결국 임차인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저금리 시대로 전환한 지금 전세제도는 축소될 운명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번 임대차법으로 인해 급작스런 소멸의 길로 밀어 넣어졌습니다. 아직도 전세 선호가 많은 상황에서 큰 혼란과 불편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입니다. (중략)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천만 전세인구의 인생을 고통스럽게 합니까.”

-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 7/30 자유발언 中

윤 의원의 발언에 맞서 토론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초선 의원이었다.ⓒ뉴시스
윤 의원의 발언에 맞서 토론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초선 의원이었다.ⓒ뉴시스

윤 의원의 발언에 맞서 토론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초선 의원이다. 용 의원은 4일 ‘저는 임차인입니다’는 같은 도입부로 시작해 반대편의 주장을 펼쳐나갔다. 그는 “부동산 세법들이 집값을 잡을 수 있는 확실한 답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표결할 부동산 대책이 ‘집값 잡는 정치’의 시작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찬성 표결의 이유를 밝혔다.

21대 국회는 ‘최저기준’, 네 평짜리 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수익성 좋은 ‘상품’이 되어버린 집을, 국민들이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토지의 공공성을 되살리고, ‘집값을 낮추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부동산 세법,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킬 이번 7월 임시국회는 ‘집값 낮추는 정치’가 시작된 국회로 기억되어야 할 것입니다.

-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8/3 토론 발언 中

한편 같은 날 통합당은 상임위별 대표 의원들이 본회의 반대토론으로 맞섰다. 이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후속법안’ 표결에 앞서 통합당 유상범 의원,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 표결에 앞서 박수영 의원 등이 초선 의원으로 참여했다.

 

류호정-고민정‧유정주

국회 다양성 질문한 초선, “국회복은 없다”


50대 남성의 넥타이 맨 정장 차림이 익숙한 국회를 붉은 원피스로 다양성에 질문을 던진 것 역시, 다름 아닌 초선 의원이었다.

붉은 원피스로 다양성에 질문을 던진 것 역시 초선 의원이었다.ⓒ정의당 류호정 의원실 제공
붉은 원피스로 다양성에 질문을 던진 것 역시 초선 의원이었다.ⓒ정의당 류호정 의원실 제공

3일 ‘국회 2040 청년다방’ 창립세미나가 열렸다. 2040 청년다방은 청년들이 만든 의원연구단체로, 의원들은 정장 대신 찢어진 청바지와 원피스를, 불편한 구두 대신 편안한 운동화를 입고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서 청년들과 입은 옷차림으로 본회의에 참석하기로 약속한 뒤, 다음 날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성희롱적 비난을 받았다.

이에 류 의원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원래 복장에 대한 지적은 종종 있어 왔다”며 “정장을 입었을 때는 ‘네까짓 게 무슨 정장이야’ 이런 말들부터 해서 항상 성희롱성 발언이라든지 혐오 발언이 있어 왔다”고 설명했다.

제가 캐주얼한 복장들을 섞어서 입었던 것은 50대 중년 남성 중심의 국회를 깨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회는 검은색, 어두운 색 정장과 넥타이로 상징되는 측면이 있잖아요. 국회도 일하는 곳이고,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국회의 권위가 양복으로부터 세워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을 위해 일할 때 비로소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관행이라는 것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이고, 저는 일 잘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출근했을 뿐입니다.

- 정의당 류호정 의원, 8/6 한 라디오 발언 中

류 의원을 향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의 편에 선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 여성 초선 의원들이었다.

2040 청년다방에 그와 함께 대표의원으로 활동 중인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17년 전 유시민 전 의원의 국회 등원 장면이 자동으로 떠오른다”며 소위 빽바지 사건을 언급했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그때보다 더 과격한 공격에 생각이 많아진다”며 “2040년에도 같은 논란이 반복될지도 모르겠단 합리적 우려가 된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의원 역시 “류 의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국회는 다른 목소리, 다른 모습, 다른 생각이 허용되는 곳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포럼에는 민주당 신현영‧최혜영‧홍정민 의원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 초선 여성 의원이 함께 활동 중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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